신한금융 CEO 인사 관행 깬 전문가...고객위주 경영으로 성과
[뉴스핌=한기진 기자]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신한금융그룹의 인사 관행을 깨뜨린 CEO(최고경영자)다.
신한금융그룹은 자회사 CEO에 신한은행 출신을 임명하는 관행이 있었다. 라응찬 전 회장, 신상훈 전 사장이 그룹의 경영 전반을 장악했고, 함께 그룹을 일궈온 '신한은행맨'들에 대한 신임이 두터웠기 때문이다. 자회사 CEO 결정은 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위원회에서 이뤄졌다.
신한증권이 지난 2002년 8월 굿모닝증권을 인수해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을 탄생시킨 이후 5명의 CEO 중 3명이 30여년 경력의 신한은행맨이다. 이우근, 이동걸, 이휴원 전 사장이 그들이다. 나머지 2명은 증권업 경력이 있지만 도기권 초대 사장(전 굿모닝증권 사장)은 중도 사퇴했고, LG투자증권 사장과 외환은행장을 지냈던 이강원 전 사장 역시 단 1년만 자리를 맡았다.
강대석 사장은 6번째 CEO이자 여의도 증권업에서 잔뼈가 굵은 증권맨이다. 그는 1980년 외환은행에 입사했다 1988년 신한증권으로 옮기며 증권업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동두천지점장 시절 폐점 직전이었던 지점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며 업적평가 대상을 수상했고, 상도동지점장, 압구정지점장 등을 맡으면서도 영업력을 과시했다. 이후 기획본부장(상무), 리테일본부장(부사장), 캐피탈마켓IB본부 사업본부장(부사장) 등을 지내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17년간의 여의도 생활을 접어야했다.
그리고 8년만에 지난해 화려하게 복귀했다.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이 그룹 내홍을 수습하고자 과거 인물들을 배척하고 신한금융투자의 성장을 위해 증권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강 사장을 선택했다. 이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데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강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고객수익률'이 증권사의 최고 목표가 돼야한다며 직원평가시 고객에게 얼마나 높은 수익을 돌려줬는가를 기준으로 직원평가시스템을 개편했다. 이전 은행 출신 사장들과는 다른 접근이었다. 이 결과 고객수익률과 회사의 경영지표 모두 개선됐다.
그는 새로운 사업 구상을 시작했다. 증권업의 향후 수익 기회는 해외에 있다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일본 아베노믹스를 비롯 선진국 시장의 약진에 대응, 해외투자상품을 대폭 늘린 데 이어 최근에는 해외 진출을 늘리려한다. 강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중국 상해에 사무소 형태로 진출해 있지만 지점으로 확대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해사무소가 개설된 시기가 2008년 7월로 확장 전략이 5년 만에 시동을 걸었다.
강 사장은 평소 사람 중심 경영을 중시해 임직원들의 단합을 강조한다. 아무리 좋은 목표나 제도가 있어도 사람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한때 여의도 본사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비전 포장마차’를 운영하거나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임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눈 것도 이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