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테이퍼링 개시되면 위험할 수도" 경고 제기
[뉴스핌=김동호 기자] 올해 상반기 글로벌 투자자금 유출로 어려움을 겪었던 신흥시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투자 수익률 만회를 노린 글로벌 자금이 다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전망에 따라 출렁거렸던 이들 시장이 조만간 다시 위험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6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말을 앞두고 글로벌 투자자금이 신흥국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신흥국 금융시장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올 상반기 신흥국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투자자금이 급격히 유출되며 한바탕 위기를 겪었다. 주가가 폭락했으며 환율은 급등했다. 그러나 연말이 다가오면서 연간 단위로 성과를 평가받아야 하는 헷지펀드 등 주요 투자자금이 그간 부진했던 수익률 회복을 위해 신흥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상황. 이에 신흥국 증시 역시 강한 반등에 나서고 있다.
올 상반기 급격한 자금 유출로 어려움을 겪었던 인도는 지난 8월말 바닥까지 떨어졌던 루피화 가치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 현재는 저점 대비 6% 이상 오른 상태다. 센섹스지수 역시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하반기 들어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신흥국들의 국채에 대한 관심도 되살아나 신흥국 5년물 국채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 9월 이후 약 0.57% 하락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중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금은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브라질은 최근 325억 달러 규모의 국채 발행에 성공했으며, 정국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파키스탄 마저 6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 국채 발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흥국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도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최근 신흥국의 회사채 발행량은 지난 6월 이후 710억 달러, 올 들어서는 2360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약 33% 넘게 증가했다.
WSJ은 수익률에 목마른 글로벌 투자자들이 위험한 영역에까지 진출하는 모험을 시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 같은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나타나기 전과 같은 규모는 아니며, 모든 신흥국이 혜택을 받는 것도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