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매물 월세 전환 빨라져..정부 정책에도 매수심리 답보
[뉴스핌=이동훈 기자] 내년에도 전세난이 지속돼 서민들의 주거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통상 짝수해에 전세 재계약이 많이 이뤄지는 데다 전세매물은 감소하고 월세매물은 증가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3차례 대책에도 장기화되고 있는 전세난이 전세 재계약이 몰리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일반적으로 짝수해에 전세 계약이 늘어나다보니 전세난이 홀수해에 비해 심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금융위기 이후엔 전셋값 상승이 지속돼 이런한 법칙이 약화되긴 했지만 내년 전셋값이 올해 상승폭 정도는 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세매물이 줄고 월세매물은 늘고 있는 서울 여의도 아파트 전경> |
실제 짝수해인 2006년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9.0% 올라 전년(7.5%)보다 1.5% 상승률이 높았다. 2010년엔 8.2% 뛰어 전년(7.9%) 상승률을 웃돌았다.
전세매물의 감소세도 전세난을 부추길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세계약 건수는 전년동기(16만6595건) 대비 2.4% 줄어든 16만2519건이다. 이는 지난 2011년(1~9월)과 비교하면 8.8% 감소한 수치다.
올해 모든 주택 유형의 전세계약 건수가 전년대비 줄었다. 이 기간 아파트는 8만4776건에서 2800건 적은 8만1976건을 기록했다. 단독·다가구와 다세대·연립주택은 전년보다 총 6000여건 감소했다.
강남구 대치동 인근 그린공인중개소 대표는 “대치동 일부 재건축 단지의 경우 2년 전엔 10가구 중 1~2곳이 보증부월세 및 월세였지만 최근엔 많은 곳이 4~5곳으로 치솟았다”며 “다세대, 연립주택의 월세비율도 높아져 대출 규모가 크지 않고 온전한 전세매물을 찾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주택거래를 늘리기 위한 부동산 정책도 약발이 떨어져 전세난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월세 계약건수는 급증해 전세난을 부추기고 있다. 전세매물이 월세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9월 서울 월세계약은 전년동기(7만2359건) 대비 22.2% 증가한 8만8480건이다. 이는 2011년(1~9월)과 비교하면 17.% 늘었다. 매년 두 자리 수 증가세를 기록한 셈이다.
아파트 월세계약은 지난해 1만9641건에서 올해 29.7% 늘어난 2만5489건으로 나타났다. 단독·다가구와 다세대·연립주택도 각각 16.6%, 26.3% 증가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2006년과 2010년이 전년대비 각각 전셋값이 더 올랐지만 최근에는 전세난이 장기화되면서 매년 10% 이상 꾸준히 상승하는 분위기”라며 “매수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전세시장의 불안감이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에는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이 평년보다 늘어 전셋값 폭등을 다소 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은 올해 대비 27% 증가한 25만가구에 이른다. 최근 3년 만에 20만가구를 돌파한 것이다.
경기도 입주 물량은 올해 5만5550가구에서 내년 1만3556가구(24.4%) 증가한 6만9106가구로 예상된다. 세종시 입주 예정물량은 올해보다 4배 늘어난 1만4681가구이며 서울은 2만1904가구로 올해보다 1688가구(7.2%) 줄어들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