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미국의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시한이 사흘 앞으로 바짝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은 미국채에 대한 여전한 신뢰를 보냈다.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주말 워싱턴에서 마무리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 일본과 인도,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미국의 디폴트 모면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보유 미국채에 대한 매각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연차 총회에 참석한 파하드 알무바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현 위기는 지나갈 것이며, 미국채에 대한 우리의 투자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함께 자리한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 역시 “현 상황은 미국 정부와 의회 말고는 해결할 수 있는 당사자가 없다”면서 해결을 촉구하면서도 미국은 채무를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디폴트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평가했다.
미국채에 대한 신뢰는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의 발언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미국채에 대한 우리 투자는 장기 투자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큰 변화를 줄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현재 미국 상황은 단기 리스크에 불과하다”고 단정지었다.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 역시 “미국채 매력이 줄긴 했지만 소폭에 불과하다”면서 “우리는 미국 자산을 매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으로 일본의 미국채 보유 규모는 1조 1400억 달러로 1조 2800억 달러의 미국채를 보유한 미국에 이어 2위다. 러시아의 미국채 보유 규모는 1320억 달러로 집계됐고, 인도는 590억 달러의 미국채를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총회에서는 미국측 관계자들 사이에서 강력한 경고의 목소리도 나왔다.
제이컵(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이 어렵게 얻은 명성을 당연시 여겨서는 안 된다”면서 위기 해결을 촉구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최고경영자(CEO)는 “막판에는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면서도 “디폴트 시에는 담보시장이 붕괴되고 이는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다만 의회가 채무한도 상향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단기 미국채를 여전히 보유 중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