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물밑 접촉 통해 이견 조정 중
[뉴스핌=노희준 기자] '청와대 내정설' 인사 등의 이유로 서근우 신임 신용보증기금(신보) 이사장에 대한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신보 노동조합이 사측과 빠르게 접점을 모색해가고 있다.
서근우 신보 신임 이사장 |
신보 노동조합 고위 관계자는 "어제 늦게 위원장이 서 씨를 만나 노조 요구사항을 문서로 전달했고 오늘 점심 때쯤 서 씨로부터 노조의 요구사항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의사표현이 있었다"며 "내부적으로 이 부분을 어떻게 수용할지 곧 회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 이사장에 대한 신보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은 노조의 내부 회의 결과에 따라 이르면 출근 저지 투쟁 시작 이틀 만에 종료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의 관계자는 "현재 회의를 들어가봐야 한다. 들어가보면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것 같다"며 "회의를 해봐야겠지만, 그렇게 결론이 나면 (오늘) 타결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청와대 내정설'과 함께 서 이사장에 대한 반대 투쟁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서 이사장의 과거 '공적보증 제도 축소' 주장에 대해서도 크게 물고 늘어지지 않을 방침이다.
앞서 이봉희 노조위원장은 출근 저지 투쟁 첫날인 전날 '청와대 내정설' 문제와 함께 서 위원장을 겨냥해 "금융연구원에서 서 씨가 쓴 논문을 보면 공적 보증제도는 축소하는 게 맞다고 부정적인 얘기를 많이 썼다"면서 대표적인 공적보증기관인 신보 이사장직에 걸맞지 않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의 관계자는 하지만, "노조가 요구한 사항에 그런 부분(과거 공적보증제도 축소 주장에 대한 해명)까지 포함된 것은 아니다"며 "(이 부분을) 크게 끌고 갈 것 같지는 않다. 그 부분에 대한 정확한 답을 내놓으라는 것이 (협상의) 제1순위는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그는 다만 "내부적으로 더 큰 문제가 있다"며 "그 문제(더 큰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입장정리가 되고 취임을 한다면 예전에 이런 철학을 갖고 있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신보를 이끌어갈지에 대해 그 부분(과거 주장)에 대해서도 확인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측인 신보 관계자도 "현재 노조와 (사측이) 서로의 요구사항에 대해 이견을 조정하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오늘이라도 취임식을 할 준비는 다 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신보 신임 이사장으로 확정됐다. 서 이사장은 광주 출생으로 광주인성고와 서울대 사회교육과를 졸업하고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 실장,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등을 거쳤다.
노조는 지난 1일부터 공모 시작 전부터 불거진 '청와대 내정설'로 인한 불공정한 공모의 절차적 문제와 서 이사장의 과거 '공적보증 제도 축소' 주장 등을 문제 삼으며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조가 신임 이사장의 첫 출근을 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보 관계자는 "노조가 주장하는 논문을 아직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추측컨대 연구원 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여러 주장 속에 그런 얘기(공적보증제도 축소 주장)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서 이사장이 직접적으로 신보를 겨냥해 '신보 저격수'를 자처했다면 모를 리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의 주장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한편, 서 이사장은 이날 현재 아직 신보 본사로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