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불안 여전+초과매수 따른 조정
[뉴스핌=박기범 기자] 9월 들어 유로화가 강세다. 5일 이후 달러 대비 유로화는 1.31달러에서 1.35달러로 4빅 가량 상승했다. 단순하게 비교한다면 원/달러 환율이 40원 가량 상승한 것과 비슷하다.
유로화 강세 재료도 우호적인 상황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9월 유로존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52.1을 기록하는 등 7월 이후 PMI는 50을 웃도는 모습을 보였다. 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총재는 3선 연임에 성공했고 유럽의 정치 불안 이후 유럽을 떠났던 글로벌 유동성이 들어오고 있다.
이에 1.28~1.36달러의 박스권을 벗어나 달러/유로는 연고점인 1.36달러 상향 돌파 후 추세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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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블룸버그> |
하지만 서울 외환시장의 대부분 전문가들은 아직 추세적인 유로화 강세에 대해선 조심스러워 하는 상황이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확실히 다수 이평선들이 골든 크로스를 한 것은 맞다"며 "양적완화 축소 및 유럽의 잠재적 위험에 대한 불확실성이 모두 없어진 것은 아니며 레인지에 갇혀 있는 가운데 상단에 있다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유로존 잠재적 위험은 언스트앤영이 지난 19일(현지시간)발간한 '유로존 전망'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로존 회원국 사이에 경제적 탈동조화가 2000년 초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고 밝혔다. 경제성장률과 실업률, 인플레이션, 정부 재정수지 등을 근간으로 집계된 보고서는 노동 시장 회복 속도와 재정 여건 및 성장률을 포함한 회원국 사이의 격차가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리스크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하나금융연구소 장보형 연구위원 역시 마찬가지다. 장 연구위원은 "유로존 체제 불안 위험은 여전하고 메르켈 총리가 단독집권이 불가능해 연정을 구성하기까지 불확실성도 크다"며 "이후 그리스, 아일랜드 등에 제공할 구제금융 문제도 만만찮은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독일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연합(CDU/CSU)은 41.5%의 득표율을 기록, 과반수 의석 획득에 실패해 연합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독일이 대연정을 구성하더라도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문제까지 남아있는 상태다.
또 다른 딜러는 "RSI가 78(23일 기준)에 이르는 등 시장이 유로화를 초과 매수해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RSI가 75를 웃돌거나 25를 밑돌 경우에는 한 방향으로 쏠려있다는 신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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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SJ> |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유입자금은 유럽의 정치 불안으로 빠져나간 자금들이 유입된 것으로 보며, 이미 유럽 시장에 충분히 학습된 시장참여자가 들어온 것이기에 핫머니 성격은 아닐 것"이라며 "현재는 과매도 상태라 조정이 있으나 RSI 플로우로 볼 때 과매수 상태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고점을 돌파하면 2011년 주요 고점들까지 상향 트라이할 것"으로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박기범 기자 (authenti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