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미국 부동산 시장의 냉각 조짐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저점 대비 주택 가격이 상당폭 오른 데다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수요가 크게 주춤하는 모습이다.
특히 시애틀과 뉴욕 등 부동산 가격대가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투자 계획을 접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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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모기지은행가협회(MBA)에 따르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자산 매입 축소 계획을 밝힌 지난 5월 이후 주택 모기지 대출 신청이 14% 줄어들었다.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가 지난해 11월 3.3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후 최근 4.51%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택 매입 심리가 냉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위 점보 모기지의 대출 금리는 지난 5월 초 3.88%에서 최근 4.69%까지 치솟았다. 때문에 고가 주택 매입을 계획했던 투자자들은 시기를 늦추거나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움직임이다.
리얼터스 그룹의 로렌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의 경우 모기지 대출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게 늘어난 만큼 수요 위축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시장조사 업체인 질로우의 스탠 험프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월 대도시 부동산 가격이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일부 지역에서 영속 가능성이 없는 급등 양상을 보였다”며 “이들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클레이스는 로스앤젤레스와 보스톤, 뉴욕 등 대도시 집값이 내림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주택 가격이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실물경기 회복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한 풀 꺾이는 모습이다.
밀러 사뮤엘의 조나단 밀러 대표는 “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에 12%에 이르는 주택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여기에 고용 상황과 신용 여건 역시 우호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중개업체인 레드핀의 엘런 하벌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주택 거래에 나섰다가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자 계획을 접는 사례가 줄을 잇는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