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내 외국 자금 국내 유입 가능성
[뉴스핌=박기범 기자] 인도를 필두로 한 아시아 국가들의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1997년 IMF외환위기 악몽을 떠올리며 인도발 금융위기가 한국 금융위기로까지 전염될 가능성에 대한 진단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인도에 있는 외국 자금이 미국 등 선진국 채권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국내에도 유입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래픽=송유미 미술 기자> |
원화와 관련한 금융자본의 유동성 흐름은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뉘어서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인도에 투자된 국내 자본이 국내로 들어오는 경우고, 둘째는 인도에 투자된 외국 자본 중에서 한국으로 유입되는 케이스다.
하지만 첫 번째 경우인 인도에 투자된 국내 금융자본의 유동성 흐름은 큰 의미가 없다.
한국 금융자본의 유출입을 담당하는 금융감독원 금융투자감독국 이주현 증권시장팀장은 "한국 증권사의 인도 자금 유출입은 투자금액이 극히 미미해 따로 집계하고 있지 않다"며 "인도의 자본유출입이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은 인도에 투자된 외국 자금들의 흐름이다. 가장 자연스러운 흐름은 선진국 국채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인도 자금이 미국 등 선진국으로 흘러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며 "인도 위기로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한다면 이머징 국가(인도)에서 다른 이머징 국가(한국)로 바꿀 확률보다 위험 자산에서 안전 자산(선진국 국채)으로 변경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조사에 참가한 10명의 딜러 및 연구원 중 6명은 국내로 인도에 있던 외국 자금 중 일부는 한국으로 올 것으로 예측했다.
NH농협선물 이진우 센터장은 "인도발 금융위기가 한국으로 전염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며 "한국은 인도, 브라질과 다르게 펀더멘털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 헤지펀드가 국내에서 자금을 빼면 한국은 휘청거릴 수 있으나 펀더멘털과 환율이 안정적인 한국에서 빠져나갈 명분은 없다"라며 "이에 투자 매력이 있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인도 주식으로 손해를 본 것보다 중요한 포인트는 인도 루피화 약세로 이중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 점"이라며 "한국은 박스권 안에서 움직이고 있고 추가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어 외국 자금들이 들어올 여지는 충분하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딜러는 "우리나라와 더불어 중국, 싱가포르 쪽으로 인도에 있는 자금들이 움직일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외국 IB 역시 한국에 대한 호평을 내놨다. 22일(현지시각) HSBC글로벌에셋매니지먼트의 빌 말도나도 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와 대담에서 "신흥시장 주가 급락으로 최근 1조 5000억 가량의 시총이 증발했으나, 한국과 중국 증시는 매우 매력적인 상태"라고 진단했다.
말도나도 CIO는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긍정적인 관점을 갖는 것은 상당히 무모해 보일 수 있으나, 사실은 우리가 그렇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박기범 기자 (authenti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