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회사는 회생 여부 갈림길 놓여
[뉴스핌=한기진 기자] STX, STX엔진,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STX팬오션 등 STX그룹 계열사 주가가 최근 연일 급등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과열이라며 지난 2일 하루 매매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STX라는 사명이 붙은 종목은 모두 ‘투자경고’ 꼬리표가 붙어 있을 정도로 뜨겁다.
STX그룹 계열사들의 회생 가능성이 높아진 게 주가 급등 이유다. 그러나 하나하나 따져보면 회생 가능성이 낮은 회사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STX라는 사명이 붙었다고 해서 모두 살아나는 것이 아니며, 각 사가 처해 있는 기업구조조정 내용을 들여다 보면 생존 가능성이 달라진다"는 지적이다.
STX그룹주의 주가는 6월 12일 전후로 급락했다. STX 1065원, STX엔진 2455원, STX중공업 1510원, STX조선해양 2405원, STX팬오션 1125원 등 모든 회사의 주가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사상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후부터 채권금융회사의 자금 지원 소식이 나오며 회생 가능성이 무르익자, 전 종목의 주가가 연일 급등했다.
두달만인 지난 12일 종가 기준으로 STX와 STX중공업은 각각 6010원과 717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며 최저가 대비 무려 5배나 올랐다.
STX엔진이나 STX조선해양, STX팬오션도 각각 7790원, 6320원, 2540원 대로 올라섰다.
역시 연중 최고가 행진이자 두 달 사이에 벌어진 광경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STX’라는 그룹주가 회생 가능성이 커졌다는 한가지 모멘텀으로 묶였기 때문이다.
◆ 구조조정 방식 전혀 달라, 회생가능성 차이 커
하지만 STX그룹의 계열사별 구조조정 처지는 양극단으로 나뉘어져 회생 확률이 전혀 다르다. 형태를 보면 STX, STX조선해양, STX엔진, STX중공업은 회생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STX팬오션은 전혀 그렇지 않다.
계열사별로 적용돼 있는 구조조정방식에 차이가 있어서다.
현행 구조조정 방식은 공식적인 방법과 비공식적인 것으로 나뉘는데 전자에는 법정관리로 불리는 통합도산법에 따른 것이고 후자는 워크아웃(기업회생)으로 불리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절차다.
STX팬오션은 법정관리에 속해, 채권단이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경영정상화 과정이 전혀 없다. 상거래채권 등 모든 부채가 동결돼 하청업체는 납품 대금조차 받을 수 없다. 남은 과정은 채권자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회사 자산을 매각해 정리하거나 회생계획을 마련해 살려볼 수 있다. 채무를 모두 정리해 회사 문을 닫을 수 있고, 살아난다 하더라도 통합도산법상 회생계획 마련까지 약 12~19개월이 필요하다.
반면 STX, STX조선해양, STX엔진, STX중공업은 워크아웃 과정으로 채권금융회사들이 협의해, 신규자금을 지원하고 경영정상화 계획도 3~4개월이면 나온다. 은행 등 금융회사를 제외하고는 부채가 적은 경우가 많아 일시적 유동성 악화에 빠졌다고 보면 된다. 채권금융회사가 “살려보자”는 의지가 있다는 의미이다.
황창선 나이스신용평가 변호사(수석연구원)는 “STX팬오션은 하청업체의 상거래가 동결된 상황이지만 STX조선해양은 정상적으로 거래가 가능하므로 경제, 사회적 파장이 크지 않다”며 다른 구조조정 과정에 있음을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