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최근 발생한 뉴질랜드산 박테리아 분유 파동 등 중국에서 분유 품질 불량 문제가 잇따르자 당국이 분유 업계 정돈을 위한 칼을 빼들었다.
11일 도시쾌보(都市快報)를 비롯한 중국 언론은 최근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식약국)이 '영유아 조제 분유 생산 허가요건에 관한 심사 세칙(2013년)'을 발표, 영유아 분유를 생산하고 있는 128개 기업의 명단과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품질 및 관리 기준을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8년 멜라민 분유 사태 이후 인기를 끌었던 외국산 분유마저 박테리아 오염으로 품질 문제를 일으키자 당국이 불량 분유를 제조하는 악덕 기업을 도태시키고 업계를 정돈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세칙에서 중국 식약국은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과 식품 및 의약품 제조ㆍ품질관리 기준(GMP)을 적용할 것, 유제품 업체 자체적으로 원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R&D) 능력을 갖출 것, 경영을 비롯한 생산 여건을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포장 공장과 설비만 있고 완전한 생산 라인을 갖추지 않은 분유 업체는 생산 허가를 받기 어려우며, 생유를 주 원료로 하는 업체일 경우 자체적으로 목장을 운영해 원유 품질안전과 안정적 공급을 보장해야 한다.
또한 예년과 달리 이번 심사 세칙에서는 분유 업체의 연구개발 능력을 중점적으로 심사하기로 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중국 식약국은 연구개발 능력과 관련해서 분유 제조 업체들이 R&D센터를 자체적으로 설립할 것과 식품관련 연구개발 전문인력을 5명 이상 확보할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연구센터가 영유아 분유 제품의 영양과 안전에 대한 추적 평가를 실시, 제품 유통기간을 철저히 지키고 생산과정 중 발생가능한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유제품 업계 전문가 왕딩몐(王丁棉)은 "이번에 발표된 세칙은 업체들의 원유 확보와 제품 생산, 품질 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세부 규정을 마련해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서다"라며 "중국 분유 품질 문제의 관건은 원유 품질 보장에 달려있어 국산 원유의 품질 수준을 제고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유제품산업 전문가 쑹량(宋亮)은 "당국이 분유 업계를 정돈할 목적으로 생산 기술과 원유 품질 보장 및 안정적 확보 능력을 제고할 것을 요구하면서 GMP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업체는 도태될 것"이라며 "128개 기업 중 절반가량이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