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회수의문' 수준 해당…우리銀 70%
[뉴스핌=김연순 기자] KDB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채권은행들이 자율협약(은행권 공동관리)중인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 조선3사 여신에 대한 충당금을 평균 40~50%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이들 여신에 대한 충당금으로 70% 수준까지 적립했다.
7일 금융권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들 채권은행들은 이 같은 수준의 대손충당금을 지난 6월 말 기준 상반기 결산에 반영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성동조선 등 조선 3사의 경우 채권은행들의 충당금 비율이 40~50% 정도에서 형성이 됐다"면서 "일부 은행의 경우에는 70~80%까지 충당금을 쌓은 곳도 있다"고 밝혔다.
통상 은행 여신건전성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가지로 구분된다.
감독규정상 요주의 여신의 경우 7% 이상, 고정은 20% 이상, 회수의문은 50% 이상, 추정손실은 100% 충당금을 쌓도록 지도하고 있다. 채권은행들이 이들 조선3사에 대해 평균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비율은 회수의문에 해당하고, 일부 은행은 회수의문과 추정손실 수준까지 고려해 충당금을 쌓은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IFRS 도입으로 은행들이 감독규정상 최소적립률 비율에 맞춰 충당금을 쌓을 필요는 없다"면서 "70%까지 충당금을 쌓은 것은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채권은행들이 이들 조선 3사에 대한 전체 총 여신은 8조원에 이른다. 이 중 성동조선 채권액이 4조5000억원, SPP조선 2조6000억원, 대선조선 9000억원 등이다.
채권은행별로는 수출입은행이 성동조선 2조1000억원, SPP조선 8180억원, 대선조선 4870억원 등 총 3조4000억원의 여신을 가지고 있고, 우리은행은 성동조선 8600억원, SPP조선 5270억원, 대선조선에 1200억원 등 1조5000억원의 여신을 보유하고 있다. 또 농협은행이 성동조선에 2390억원, 국민은행은 SPP조선에 4200억원, 산업은행은 대선조선에 1790억원의 채권이 있다.
평균 40~50%의 충당금 비율을 고려하면 지난 2010년 이들 조선 3사가 자율협약에 들어간 이후 수출입은행의 대손충당금은 1조3700억~1조7000억원에 이르고, 우리은행의 경우 70%를 가정하면 조선 3사에 대한 대손충당금만 1조원을 쌓은 셈이 된다. 향후 조선업황 등 경기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경우 2분기에도 성동조선 여신과 관련해 신규로 발생한 것이 있어 충당금을 더 쌓았다"면서 "은행들이 (이들 조선 3사에 대한 충당금을) 과거부터 상당 부분 쌓았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추가적으로 쌓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대손충당금은 대출을 받아간 기업이나 개인이 자금난 등으로 부실화되면 은행이 떼일 것을 대비해 쌓아두는 돈이다. 충당금이 늘어나면 은행의 순익도 그만큼 줄어든다.
한편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은행들은 이들 조선3사의 여선 건전성 분류를 지난 3월말 기준 '요주의'에서 6월 말 기준 '고정이하'로 재분류했다. 금융당국이 평균 손실률에 상응하게 여신 건전성을 분류하도록 지도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 은행의 부실채권(NPL)비율 또한 상당 부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들이 6월 말 기준으로 이들 조선 3사에 대한 여신 건전성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했다"면서 "수출입은행은 공문을 통한 지도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으로 판단할 때 '요주의'에 준하는 수준이라는 입장을 금감원에 전해왔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