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에 조달금리 부담까지 겹쳐
[뉴스핌=이영기 기자]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금리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어 불황에 조달금리 부담까지 겹치는 형국이다.
SK건설 등 A+등급 회사채가 그보다 한단계 낮은 A0등급 회사채 금리평균보다 높다.
뿐만 아니라 한계등급인 BBB등급군 1년물의 경우 금리가 평균 7%에 가까워 국고채 금리의 3배에 가까운 조달비용을 부담하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에서 잔존만기가 1년 이하인 건설사 회사채는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개인투자자들에게 오히려 더 비싸게 소화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4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회사채 등급이 BBB0인 동부건설은 오는 12일 1년만기 회사채 600억원을 금리 8.9%에 발행한다.
한계등급이라 수요예측에 참가할 투자자가 있을 리 만무한 가운데 발행금리는 동부건설의 개별민간평가금리수준에서 정해졌다.
지난달 27일 기준 동부건설의 1년물 민평금리는 8.92%, 과거 1개월 평균은 8.90%였다.
8.9%는 동부건설이 1년전에 발행한 회사채의 금리와 똑같다. 하지만 그 당시 회사채 표준물(3년만기 AA-등급)의 금리 3.91%와 지금 2.98%를 비교하면 금리차이가 거의 1%p나 된다.
상대적으로 보면 사실상 동부건설의 회사채 금리는 1%p 더 높아진 상태.
건설사들의 고금리 회사채 발행은 동부건설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27일 현재 한계등급 건설업체들의 1년물 개별민평금리 평균은 6.90%로 동일만기 국고채 2.57%의 2.7배에 달한다. 동부건설은 3.5배나 된다.
업종 불황에 조달금리의 부담까지 과하게 겹치는 형국이다. 이런 모습은 A등급군의 건설사에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보면 등급 A+인 SK건설과 롯데건설, 현대엠코의 회사채 3년물 수익률은 3.76%와 3.62%및 3.48%이다.
이는 동일등급 다른 회사채에 비해 0.59~0.31% 높고, 한단계 낮은 등급 A0평균보다 각각 0.38%, 0.24% 및 0.10%p 높은 수준.
발행시장의 한 관계자는 "이는 투자자들의 건설업종에 대한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이 낮아질 기미를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와관련해 최근 보기 드문 현상까지 나타나는 실정이다.
최근 고수익에 목마른 개인투자자들의 리테일 수요를 보면 이들 건설사들의 회사채가 오히려 더 비싸게 소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간 건설사 회사채의 거래내역을 보면 동부건설과 두산건설의 경우 민평금리보다 0.60~0.90%p 낮은 금리로 개인들에게 팔려나가고 있다.
한 채권트레이더는 "저금리 지속으로 리테일로 소화되는 물량의 금리가 더 낮게 형성되는 예외적인 현상이 자주 보인다"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이 건설업종 리스크에 둔감한 것은 아니지만 짧은 만기에 대해서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되고 있는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