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들 "해외 시장 계속 담아라"
[뉴스핌=이에라 기자] 코스피 지수가 두달 여 만에 2000선을 돌파하자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연초 이후 글로벌 증시와 디커플링(탈동조화) 보이던 코스피가 상승 흐름을 탈 경우에 대비해 국내 쪽에 대한 비중 조절에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증권사와 은행PB들은 투자자들에게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크게 변경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오히려 최근 강세장을 연출한 해외 국가들에 대해 계속 집중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저금리 기조에 대비한 포트폴리오를 준비할 때라는 얘기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코스피는 전거래일일대비 0.75% 오른 2001.20으로 거래를 끝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29일(2004.89)이후 처음이다.
올 들어 코스피는 뱅가드 부담과 엔저 우려에 글로벌 증시와 디커플링(탈동조화)를 보이며 1.47%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 한달로 보면 3% 이상 올랐다. 뱅가드 매물이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엔화 약세 영향력 약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의 박스권 탈피에 대한 기대감 확산 속에 국내와 해외 쪽에 대한 비중 조절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시각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PB들은 "현 시점과 투자전략이 크게 달라질 필요는 없다"고 분석하며 최근 부각되고 있는 해외 쪽에 대한 투자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원경 하나은행 압구정골드클럽 PB센터장은 "최근 지수 반등은 수급에 따른 것으로 하반기 시장 전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며 "국내 주식을 특별히 줄일 필요도 없지만 늘리기에도 조심스런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기존의 전략을 유지하면서 지수 추가 상승을 대비해 환매는 당분간 자제하고 지켜보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 상황보다는 장기적으로 저금리 기조의 고착화를 감안, 일정 부분을 해외 쪽에 투자해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한 국내 증시에서 중소형주 강세가 두드러지는 등 종목별 차별화가 계속된 점도 해외 쪽에 집중해야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우선진 동양증권 W프레스티지 강북센터장은 "자산 운용할 때 저성장 저금리 기조는 장기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제 저금리 기조를 불안 요소가 아닌 극복해야 할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럴 때 일수록 자산의 배분을 냉정하게 생각해서 점진적으로 저금리 기조에 대비해야 한다"며 "해외 쪽에 대한 투자를 일정부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센터장은 "환율 리스크를 감안한다고 해도 이머징국가의 채권금리가 높기 때문에 해외 비중을 다소 높이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예전에는 국내와 해외 투자의 비중이 8대 2였다면 이제는 7대 3정도로 해외 쪽으로 더 눈을 돌리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재연 KDB대우증권 갤러리아지점 그랜드마스터PB는 "국내 증시가 2000 선 부근에서 머물면서도 종목 장세가 펼쳐지고 있는 점이 예전과 다른 모습"이라며 "종목별 차별화가 이어지고 있어 그간 조정 받은 종목을 담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국가 가운데서는 최근 상승세를 이어간 미국, 일본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여전했다. 올 들어 미국 주요 증시는 15% 이상 올랐고 일본 증시는 40% 이상 급등세를 연출했다.
서재연 PB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미국과 일본 상승세가 지금도 크게 달라지고 있지는 않다"며 "해외 국가 가운데 최우선 순위를 미국과 일본으로 두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향후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우세한 상황에서 조금씩 국내 투자 비중을 늘릴 때라는 목소리도 있다.
윤기오 IBK기업은행 한남동 PB센터장은 "한국 증시가 회복 기미를 보여 국내로 자금 이동이 시작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국내펀드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중소형주는 최근 너무 오른 감이 있어 고배당주펀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