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기는 낙관, 중장기는 신중"
[뉴스핌=정경환 기자] 단기적으로 박스권 상단인 2050 돌파는 가능하나 연말로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엔화 약세, 외국인 매도 등 국내 증시 발목을 잡고 있던 악재들이 해소되며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지만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하고, 국내 경제성장률 회복이 더디면 증시도 탄력을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9일 2개월여 만에 2000선을 넘어섰다.
2000선 안착과 2년여간 박스권 상단으로 작용해온 2050선을 상향 돌파할 수 있는가가 시장의 관전 포인트 .
시장에서는 대체로 코스피 상승 추세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그간 국내 증시 부진의 주 원인이었던 엔저와 외국인 수급 문제가 차츰 진정돼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엔저 상태가 지속되면서 일본 주가가 많이 올라 우리 증시와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더욱 커졌기에 일본 주식을 매도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 외국인 수급에서도 가장 큰 문제가 됐던 뱅가드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매도가 마무리돼 가고 있다.
최석원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느리긴 하지만 시장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간 우리 증시의 발목을 잡아왔던 엔화 약세와 뱅가드 문제가 개선되고 있어 시장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욱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곧 2050 돌파 가능하다고 본다"며 "그동안 악재로 작용했던 뱅가드 등의 재료도 상당히 노출됐기 때문에 최소한의 리바운딩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상승세가 다소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석원 센터장은 "주가가 오르는 건 맞는데 글로벌 마켓보다는 덜 오를 것"이라며 "명목성장률 4~5%, 실질성장률 2~3% 수준이라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이 크게 높아질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아웃퍼폼(Outperform)은 어려워 보인다"고 판단했다.
특히, 올 하반기 미국 양적완화 정책의 약화, 출구전략 개시 여부가 국내 증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까지는 시장이 괜찮아 2200포인트까지 가능할 것"이라며 "하지만 4분기에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 문제가 부담될 수 있어 상승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키움자산운용본부장은 "외국인 매수가 유입되고 있는 것 외에 다른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며 "기업 실적 개선 조짐이 보이고, 뱅가드도 해소될 것이므로 2050 이상 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말 쯤 미국 출구전략이 나오면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에 철저한 종목 선별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최근 시장 자체가 지수 전망이 무의미하다" "지수가 오른다고 다 따라 오르는 시장이 아니므로 외국인 매수 종목을 확인해 가며 철저하게 종목 선별에 나서야 한다"고 조했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엔저 우려가 너무 컸고, 글로벌 증시와의 디커플링도 지나치게 심했다"며 "'그동안 박스권에 갇혀 있어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였으나 이제는 대형주와 경기민감주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전무는 "시장이 올라가려면 소비재가 비싸고, 경기민감주가 버림받아 온 현재의 상황이 뒤집혀야 한다"며 "경기 관련 산업재에 대한 저가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