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자문위원회가 최근의 농지가격 상승세가 '거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학자금대출 증가율은 지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와 필적한다는 평가도 내놓아 주목된다.
7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정보자유법에 의거해 입수한 연방자문위원회의 지난 2월 회의록이 "농지 가격이 말이 되는 수준에서 한참을 벗어나 있다"며 "이는 지속적인 초저금리 환경에서 초래된 버블"이라고 평가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연준리에 분기별로 자문을 제공하는 연방자문위원회의 이와 같은 평가는 연준의 월 850억 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 정책이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을 높인다는 논쟁에 우려를 보태는 것이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현재의 자산매입 정책과 관련해 옹호론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제레미 스타인 연준 이사와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준 총재 등 일부 연준 인사들은 이와 같은 의견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상황. 이들은 장기간의 초저금리 기조가 자산 버블의 위험을 고조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연준은 지난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하향조정하고 실업률이 6.5%까지 하락할 때 까지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7.5% 수준이다.
그동안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세 차례에 걸친 양적 완화로 5월 1일 기준 사상 최고치인 3조 3200만 달러까지 확대됐다.
캔자스시티 연준은 지역 내 관개시설을 갖춘 농지 가격이 지난 한해 동안 30% 상승했다고 말했다. 시카고 연준 역시 16%의 농지 가격 상승세를 보고했다.
자문위원회는 "안정적인 수익을 찾는 투자자들이 국채에서 손을 떼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헤지와 채권과 관련된 부정적인 실질 수익률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이들이 부동산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자문위원회는 학자금 대출 증가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자문위원회는 "최근 학자금 대출이 1조 달러에 육박하면서 신용카드 연체대금을 넘어섰다"며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당시와 필적하는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모기지 대출 붐이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겼던 때와 같이 학자금 대출 증가가 등록금에 상승 압력을 주고 있다는 데서 지난 주택 위기 당시와 현재의 학자금 대출 증가세는 닮은 면이 있다는 지적.
위원회는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정책에 지지를 표시하면서도 최근의 정책에는 부수적인 피해가 동반된다고 지적했다.
초저금리 환경이 많은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찾도록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회의록은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수록 이러한 압력은 늘어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같은날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 지방채 디폴트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에는 헬스케어나 주택 인프라 등에 국한됐던 디폴트가 최근들어 지방채 부문에서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디스는 지방채 디폴트가 전체 디폴트 중 차지하는 비율이 5개 중 3개꼴이라고 지적하면서 금융 위기 이후 이 추세가 가속화됐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