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치, 보험 연기금 등 대량 손실 경고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회사채 시장이 대규모 손실을 일으킬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그 동안 형성된 거품이 터질 수 있다는 얘기다.
20일(현지시간) 신용평가사 피치(Fitch Ratings)는 시장 금리가 갑작스럽게 오르면서 회사채를 대량 보유한 보험사와 연기금 등 기관 투자가들이 대처할 틈도 없이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대량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10년 만기 미국 회사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로 하락, 거품이 한계 수위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피치는 시장금리가 2011년 초 수준으로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BBB-' 등급의 미국 회사채 가격이 15%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30년 만기 회사채의 경우 손실이 26%에 이를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국을 포함해 비전통적인 팽창적 통화정책을 취하고 있는 각국 중앙은행이 커다란 딜레마에 빠졌다고 피치는 주장했다.
지금과 같은 통화정책을 지속할 경우 투자자들을 금리 상승 리스크에 크게 노출된 회사채 시장으로 내모는 셈이고, 투자자금 유입이 늘어날수록 금리 상승에 따른 손실 위험이 크게 치솟는다는 지적이다.
피치는 회사채 시장의 거품이 터질 때의 손실 규모는 지난 2002년 경험한 것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때의 이험은 단순한 금리 상승 뿐 아니라 채무불이행(디폴트)가 맞물리면서 전개될 가능성이 높고, 후폭풍이 예상하기 힘든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얘기다.
회사채 시장은 미국만 8조 600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다. 미국 회사채 시장의 큰 손은 단연 보험사다. 보험 업계의 회사채 보유 물량은 시장 전체의 25%에 이른다.
피치는 향후 금리 인상 시기와 속도, 인상 폭에 따라 회사채 거품이 속수무책 붕괴될 수 있다며 통화정책 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