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상(FTA)이 발효한 지 1년 남짓 지난 현재 미국에서 엇갈린 평가들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14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수출 증대 등 한미 FTA 효과를 강조하는 반면, 해당 업계에서는 불만 섞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수출지표 역시 기대만큼 양호한 성적은 아니라는 평가다.
한국 세관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15일 한미 FTA가 발효한 뒤 항공, 자동차, 와인 등 미국의 FTA 수혜 업종들의 한국 수출은 4.1% 늘었다. 한국의 관련 제품 대미 수출의 경우 같은 기간 10.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양국의 총 교역량은 오히려 3.2% 감소했고, 특히 미국의 대 한국 무역 적자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난 것.
백악관 관계자들은 이 같은 지표 부진의 원인은 한국의 성장 부진과 미국에서의 가뭄 등 더 포괄적인 데 있다고 우려를 일축하는 한편, FTA의 성과는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추진하는 동시에 유럽연합(EU)과도 FTA 협상 시작을 준비 중인 오바마 행정부는 한미 FTA가 완전히 시행되면 대한 수출 규모가 연간 110억 달러 늘고 일자리 역시 수십만 개가 창출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무역 전문가들은 양국 간 대부분의 관세 장벽들이 수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사라지는 만큼, 한미FTA의 완전한 효과를 따져보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 자동차 및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불평을 늘어놓고 있다.
지난해 한국으로 수출된 미국 자동차는 51% 가까이 늘어났음에도 2만 2600대에 그쳤지만, 같은 기간 한국 자동차의 미국 수출은 70만 4700대로 집계됐다.
미국 자동차정책위원회 대표 맷 블런트는 미국 업체들이 한미 FTA에서 얻을 수 있는 약간의 혜택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자연스러운 교역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 한미 FTA가 과연 효율적인가 하는 문제는 평가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국 FTA 마련 당시 한국이 도입한 규제 때문에 한국에서의 미국 자동차 판매가 타격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철강노동조합 역시 지난 1년 간 미국의 대한 무역 적자가 늘어난 것은 한미 FTA가 미국의 기업 및 근로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인 린다 랜드로스는 “(발효) 1년 뒤인 지금 우리는 불균형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