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발효 1년을 맞이하는 한·미 FTA가 FTA 수혜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을 큰 폭으로 늘리며 대미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오상봉)은 14일 ‘한·미 FTA 1주년 평가’보고서를 통해 수출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 발효로 관세가 인하된 FTA 수혜품목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같은 기간 FTA 비수혜품목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미 FTA가 발효된 지난해 3월 이후 10개월간의 대미 수출 성과를 FTA 수혜품목(관세인하가 일어난 품목)과 FTA 비수혜품목(관세 0% 품목, 일정기간 관세 인하 유예 품목 등)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이다.
한·미 FTA 수혜품목의 수출 성과는 경쟁국과의 비교를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했다. 우리나라의 한·미 FTA 수혜품목에 대한 대미 수출은 일본 13.0%, 중국 6.9%, 대만 8.5% 증가했고, 동일 품목군에 대한 미국의 전체 수입은 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수출 성과(14.6% 증가)가 경쟁국 대비 우위를 보인 것이다.
실제로 주요 산업별로도 FTA 수혜품목이 對美 수출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제품의 경우 FTA 수혜품목의 대미 수출이 32.8% 늘어났고, 석유화학(18.9%), 일반기계(14.1%), 타이어(7.3%)도 호조를 보였다. 중소기업이 많이 포진해 있는 자동차 부품의 경우 FTA 수혜품목의 수출이 25.5%나 늘었고, 섬유9.1%, 신발 28.9%, 1차 산품과 가공품으로 이루어진 먹거리 수출도 11.8% 증가했다.
이외에도 악기, 조명, 운동용구, 문구, 미용 분야에서도 FTA 수혜품목의 수출이 빠르게 늘어났다.
또한 한·미 FTA 발효 이전에는 對美 수출 규모가 작았지만, FTA 발효를 계기로 수출이 급증한 품목들도 많았다. 에어백(419.1%), 서스펜션(407.6%), 폴리프로필렌 수지(332.7%), 글라인더·믹서(172.0%), 휴대용전등(4,411.6%), 변성기(1,728.3%), 웰트화(599.7%), 기타 남성화(209.0%), 합섬직물(312.8%), 여성용 쟈켓(10,932.0%), 침구이불(161.0%) 등은 세 자릿수 이상의 수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한·미 FTA가 우리 수출에 미친 효과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미 FTA는 외국인 투자 유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발효전인지난해 1분기 8.7% 감소하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던 미국의 한국 투자가 FTA 발효를 계기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미 FTA가 발효된 지난해 2~4분기 미국의 한국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70.5%나 늘어났다.
또한 우리나라의 FTA 네트워크 확대와 더불어 일본 등으로부터의 투자가 쇄도해 지난해 우리나라의 외국인 투자 유입은 162.6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한·EU, 한·미 FTA 등의 발효로 FTA의 가격이점과 전략적 거점으로서의 중요성이 커지며 투자처로서 재조명 받은 것이다.
보고서는 끝으로 미국·EU FTA 협상 개시선언, TPP 협상 타결 추진 및 일본의 TPP 참가 등 세계 최대 시장 미국을 둘러싼 통상 환경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미 FTA를 통해서 우리가 확보한 FTA 선점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역협회 통상연구실의 명진호 수석연구원은“FTA 효과 극대화를 위해 중소업체의 FTA 활용 지원, 외국인 투자 유치 등에 정책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