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차 10% 도전…품질 등 경쟁력 높여야
지난 10여년간 고속성장을 지속해 온 한국차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ㆍ일본차의 재기, 환율환경 악화, 중국의 성장 등이 한국차를 대표하는 현대기아차를 가로막고 있다.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차의 현실과 당면과제를 짚어본다.<편집자주>
수입차의 성장세가 올해에도 지속되고 있다. 2013 서울모터쇼에서 관람객들이 수입차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 = 뉴스핌) |
서울모터쇼가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한 것은 현대기아차의 고속성장과 수입차의 대중화로 자동차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모터쇼에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토요타, 아우디, 제규어 랜드로버, 포드, 혼다 등 국내에 진출한 수입차 브랜드들이 총출동,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모터쇼 관람객이 자동차 마니아 중심이었지만, 수입차가 대중화된 최근에는 일반인들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며 “수입차에 대한 관심이 모터쇼의 흥행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내수시장 침체 속 잘나가는 수입차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는 전년 대비 2.4% 감소한 154만대로, 4년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소비둔화로 이어지며 판매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국내 완성차 업체 대부분의 내수판매가 감소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수입차들은 지난해에도 고속성장을 지속, 불황을 무색케 했다.
지난해 수입차 등록대수는 전년 24.6% 급증한 13만858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시장 점유율도 8.5%까지 뛰어올랐다.
BMW(2만8152대)와 메르세데스-벤츠(2만389대), 폭스바겐(1만8395대), 아우디(1만5126대), 토요타(1만795대) 등 수입차 브랜드 대부분이 판매가 크게 늘었다.
랜드로버(1916대), 포르쉐(1516대), 재규어(1197대), 벤틀리(135대) 등 차값이 수 억원에 이르는 슈퍼카 판매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BMW 520d(7485대), 캠리(5687대), 메르세데스-벤츠 E300(5574대) 등 일부 수입차 모델들은 웬만한 국산차 이상 팔리며 수입차 전성시대를 실감케 하기도 했다.
지난 1987년 메르세데스-벤츠를 시작으로 국내시장에 진출한 수입차는 1996년 1만대(1만315대), 2007년 5만대(5만3390대)에 이어 2011년 사상 처음으로 10만대(10만5071대) 판매를 돌파했다. .
◆ 소형ㆍ디젤차 공세로 10% 점유율 도전
수입차의 성장세는 올해도 변함이 없다. 올 1~3월 수입차 등록대수는 3만496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4% 증가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당초 예상한 증가율(7%)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일각에서는 올해 수입차판매가 14만대를 넘어 국내 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소형과 디젤 신차를 선보이며 국내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BMW는 작년 말 선보인 1시리즈 공급을 확대하고, 주력인 3시리즈 변형모델과 4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소형차인 A클래스를, 폭스바겐은 신형 골프와 폴로, 아우디는 신형 A5 스포트백과 신형 R8을 출시한다. 토요타도 신형 아발론과 RAV4, 렉서스 IS 등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
◆수입차 증가는 양날의 칼
수입차의 성장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경기침체로 자동차 수요가 계속 줄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차들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을 갉아 먹고 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현대차의 내수판매는 15만3756대로 작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으며, 기아차도 6.6% 감소한 11만627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수입차의 질주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대림대학교 김필수 교수는 “현대기아차가 국내에 들어와 있는 해외 명차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품질과 브랜드 이미지 높이는 수밖에 없다”며 “수입차 확대가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