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기아차 성장 둔화…토요타는 재기
지난 10여년간 고속성장을 지속해 온 한국차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ㆍ일본차의 재기, 환율환경 악화, 중국의 성장 등이 한국차를 대표하는 현대기아차를 가로막고 있다.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차의 현실과 당면과제를 짚어본다.<편집자주>
자료 :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및 현대기아차. |
자동차 산업이 고용과 수출 등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엄청나다. 지난해 자동차 산업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자동차 420억 달러, 자동차부품 197억 달러로 617억 달러이다.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흑자(285억 달러)의 2.2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직간접 고용인원은 175만명(20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총 고용인원 2383만명 중 7.3%를 차지했다.
이 같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에는 현대기아차가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712만대의 자동차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8.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세계에서 팔리는 있는 자동차 10대 중 1대 가까이를 현대기아차가 만들어 낸 것이다.
지난 2001년 세계 10위권이던 현대기아차는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지난 2011년 글로벌 5위의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했다.
특히 자동차의 본고장 미국과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등에서 고속성장을 거듭하며 한국차의 위상을 키워가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주요시장 점유율은 미국 8.7%(126만대), 중국 10.5%(134만대), 유럽 6.1%(77만대), 러시아 12.3%(36만대) 등으로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 폭스바겐, 르노 등 글로벌 탑 클래스의 자동차 메이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국내시장 점유율은 81.5%(115만대)였다.
지엠대우(현 한국지엠)와 삼성자동차(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이 구조조정과 M&A 등으로 부침을 겪는 와중에서도 한국 자동차 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 것이 현대기아차이다.
현대기아차가 세계 자동차 시장의 신흥 강자하는 부상하기까지는 운도 따랐다. 미국의 자존심 GM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파산한 데 이어 일본 토요타도 2009년 대규모 리콜사태와 동일본 대지진 등으로 타격을 입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들이 스스로 무너지며 현대기아차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것이 일반적인분석이다. 정부의 지속적인 고환율 정책 등으로 수출환경이 좋아진 점도 한몫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에 닥친 현실은 향후 지속성장을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GM과 토요타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특히, 토요타는 일본 정부의 엔저정책을 등에 업고 완전히 재기했다는 평가이다. 지난해 토요타는 전세계 시장에서 전년 대비 22.6% 증가한 975만대를 판매해 GM과 폭스바겐 등을 제치고 세계 1위에 복귀했다.
올해에는 991만대를 판매할 계획으로, 내심 1000만대 돌파까지 노리고 있다. 여기에 신흥 강자인 폭스바겐도 2018년 세계 1위를 목표로 중국, 인동 등 신흥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연비사태를 겪은 미국시장 점유율이 0.2% 포인트 하락하는 등 영향을 받고 있다.
대림대학교 김필수 교수는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등 위기의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자동차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위기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등 대응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