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월가 전문가들은 키프로스가 은행 영업정지 기간을 연장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프로스는 지난 11일 구제금융의 선제 조건으로 은행 예금에 대한 과세안이 제시되자 대량 예금인출 사태를 우려해 16일부터 은행들에 대한 영업정지를 계속하고 있다.
은행 구조조정과 트로이카의 지원 방안에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당초 26일부터 키프로스은행과 라이키은행만 영업정지를 연장하고 나머지 은행들은 영업를 개시할 방침이었으나, 막판에 전체 은행권에 대해 기간 연장을 선택했다.
이에 대해 스탠다드 차타드의 스티브 브라이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CNBC뉴스에서 "키프로스 은행에 예금이 있는 사람이라면 은행이 다시 문을 열기를 고대하고 있겠지만, 글로벌 금융권의 안정이라는 면에서 볼 때 은행 영업 재개는 올바른 방식으로 행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은행 영업정지 기간 연장 조치는 전날 국제 채권단이 10만 유로 이상의 고액 예금자에게 약 40%의 부채 상각(헤어컷)을 적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키프로스에 구제금융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이후 나온 것이다.
당초 키프로스 정부는 양대 은행인 라이키은행과 키프로스은행을 뺀 나머지 은행들이 오늘부터 영업을 재개한다고 밝혔지만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를 번복했다.
브라이스는 스페인,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지 않았다며 이는 키프로스 사태의 영향이 제한적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브라이스는 "간밤 시장이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유로존 주변국들의 국채 수익률은 예상외로 많이 오르지 않았다"면서 "은행 영업정지가 궁극적으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이스 외에도 많은 전문가들은 키프로스 당국이 월요일 구제금융의 여파를 가늠하기 위해 은행 영업정지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ING 파이낸셜 마켓의 팀 콘든 수석은 "구제금융안의 세부 사항을 분석하고 리스크 자금의 규모를 분석하는 등의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은행이 영업을 재개할 경우 인출 사태가 있을 것이고 키프로스 정부는 이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과 같은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콘든의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