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일 美 워싱턴 D.C서 나토정상회의 열려
8~9일 美 호놀룰루 인태사령부 방문 예정
尹, 로이터 인터뷰 통해 러시아에 강력 경고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오는 10~11일 예정된 나토정상회의에 3년 연속 참석하기 위해 8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를 타고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정상회의 참석 전 미국 호놀룰루를 찾아 주한미군을 관할하고 미국의 한반도 안보 수호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인도태평양사령부도 개명 후 처음으로 방문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양 방문으로 체결된 북러간 군사동맹급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맞서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과의 안보 협력 수준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이번 나토정상회의에서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강력한 비판 메시지를 내며 나토 동맹국과 IP4(인도태평양 4개국,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파트너 간 협력 의지를 다질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 리텍스포(LITEXPO)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 및 파트너국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왼쪽부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07.12 photo@newspim.com |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 부부는 2024 나토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7월 10~11일 워싱턴 D.C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워싱턴 D.C 도착일인 10일 체코,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5개 이상 나토 회원국과 릴레이 양자회담을 갖고, 이어 나토 사무총장과도 면담하며 국제 정세에 대해 논의한다.
11일 오전에는 IP4 4개국과의 별도 회동이 있을 예정이다. 이어 32개 나토 동맹국, IP4 파트너국, EU가 참석하는 나토 동맹국 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오후에는 나토가 유럽, 미국 5개 싱크탱크와 공동 주최하는 공공 외교행사인 나토 퍼블릭 포럼에 참석한다. 나토 퍼블릭 포럼은 윤 대통령을 단독 연사로 초청했고, 윤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세션에 참석해 연설 후 350여명의 청중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5일 브리핑에서 나토정상회의 참석의 의의에 대해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평화를 회복하기 위한 지원 의지를 재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또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나토 동맹국과 IP4 파트너 간 협력 방안도 논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미국 시어도어 루즈벨트 항공모함을 방문, 루즈벨트함 비행갑판에서 장비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4.06.25 photo@newspim.com |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달 19일 사실상 최고 수준의 군사동맹인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었다. 푸틴 대통령은 24년 만에 평양에 들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8년 만에 군사동맹을 전격 복원하는 조약에 합의했다.
북한은 이날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23개 조항으로 이뤄진 조약의 전문을 공개했다. 사실상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버금가는 이번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은 "어느 일방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지체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명시했다.
북러 간 1961년 7월 6일 모스크바에서 체결했지만 소련 해체 이후 1996년에 폐기된 '조·소 우호협조 및 호상원조 조약'의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부활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하루만인 지난달 20일 "엄중한 우려를 표하며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며 대응한 바 있다.
이처럼 한반도 안보 상황에 먹구름이 끼고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워싱턴 D.C 방문 전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방문을 위해 미국 호놀룰루를 먼저 찾는다.
윤 대통령의 인태사령부 방문은 2018년 태평양사령부 팩콤이 인도태평양사령부 팩콤으로 개명된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의 첫 방문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인태사령부는 개명 전 1981년 전두환, 1995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방문한 바 있다.
인태사령부는 지구 표면의 52%에 해당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관할하며, 미국 6개 지역별 통합 전투사령부 중에서 가장 넓은 지역을 책임지고 있다. 또한 주한미군을 관할하고 있어서 한반도 안보 수호에도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 차장은 "인태지역 내 항공모함, 전략핵추진잠수함, 전략폭격기 등 주요 자산의 권위를 전개할 권한과 책임을 보유해 미국의 한반도 확장 억제에 있어 주요 역할을 수행한다"며 "한미동맹의 굳건한 결속을 과시하고 인태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미동맹을 한 단계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인태사령부 방문이 최근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비이성적 도발에 따라 추진 필요성이 커진 것인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최근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북이 특징적인 협력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나토정상회의 계기에 하나의 일관된 안보 컨셉을 집중해 다루는 순방으로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월 19일 평양 정상회담에서 북러 관계의 기존 조약과 선언을 대체하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윤 대통령은 미국 출발 전인 이날 공개된 로이터 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향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한러 관계의 향배는 오롯이 러시아의 태도에 달려있다"며 "우리의 구체적인 우크라이나 지원 내역은 무기 거래, 군사 기술 이전, 전략물자 지원 등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의 수준과 내용을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협력은 한반도와 유럽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결정적인 위협(distinct)이자 심각한(grave)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명백히 국제사회의 민폐(menace)"라며 "러시아 측이 결국 자신에게 남·북한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인지 잘 판단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제재 결의안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온 러시아가 '불법적인' 군사협력에 관여하고 있고,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군사·경제 협력 제공 문제에 대한 우려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며 "러시아가 계속 유엔 결의안을 어기는 것은 한러 관계에도 명백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