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차 이상 임원 대부분…인사 속도 빨라질 듯
[뉴스핌=김연순 기자] 지난 18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에 이어 20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취임하면서 금감원 내 임원들이 대거 물갈이 대상이 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감원 부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임명하는 만큼 후속으로 이어지는 부원장보 인사에도 영향력이 크다.
2008년 이명박 정권 출범 당시 금감원은 원장과 감사를 제외한 11명의 임원 중 절반이 넘는 6명이 외부인으로 채워진 바 있다. 2년차 이상 임원들은 대부분 옷을 벗었다.
20일 정치권 및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최수현 금감원장 취임과 함께 이날 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고 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금감원 임원 인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당시 이명박 정부는 새 정부 출범 한 달 후인 3월 27일 법무법인 광장 고문이던 김종창씨를 신임 금감원장으로 임명했다. 그리고 김 원장 취임 두달 후에는 부원장과 부원장보 인사가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당시 금융위는 3명의 부원장 가운데 이우철 부원장을 유임시키고 2명의 부원장을 교체했다. 박광철 부원장보가 부원장으로 승진 이동했고, 외부 인사로 이장영(당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씨가 임명됐다.
부원장보의 경우에는 외부 인사가 대거 영입되면서 대폭 물갈이가 이뤄졌다. 당시 6명의 현직 부원장보 중 박광철 부원장보의 부원장 승진을 제외하고 양성용 부원장보가 유임된 것이 유일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2008년 당시 금감원에서 재신임 과정을 통해 임기 2년된 임원 4명이 옷을 벗었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통상적으로 이뤄진 조치"라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이번 박근혜 정부에서도 금감원 임원의 대폭 물갈이가 예상된다. 현재 금감원 내 부원장, 부원장보 중에서 임기 3년 중 1년이 안 된 임원은 김건섭 부원장(2012년 5월 임명), 이기연 부원장보(2012년 5월 임명), 박영준 부원장보(2012년 5월 임명)가 유일하다.
공석인 수석부원장과 금융소비자보호처장 자리를 제외하고 나머지 임원들은 올해와 내년 임기가 모두 만료된다. 특히 정연수 부원장보의 경우에는 2008년 6월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자본시장조사본부장으로 선임된 이후 연임 등을 통해 5년 가까이 부원장보를 맡고 있다.
이에 대폭 물갈이가 예상되는 가운데 인사 시기도 2008년에 비해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당시 김종창 금감원장이 외부에서 영입된 데 비해 최수현 금감원장은 내부에서 승진 기용된 경우로 금감원 내부 사정에 밝기 때문이다. 특히 최 원장이 수석부원장으로 일하면서 인사를 직접 챙겼던 만큼 인사 대상 선정 과정에서 시간을 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 원장 역시 18일 취임식 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는 조직개편, 소비자, 서민, 중소기업 기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하겠다"면서 "직원들을 잘 알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인사를 마무리해 본격적으로 올해 닥친 과제들을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우선 부원장 자리가 우선 낙점돼야 한다는 전제는 남아 있다. 금감원 부원장보는 금융감독원장이 임명하지만 부원장은 금융위원회가 임명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수석부원장 자리가 공석이지만 또 다른 부원장 자리의 교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원장 자리는 금감원장이 제청을 하고 금융위원회가 임명하게 되는데 금융위원장이 결정을 하게 된다"면서 "이에 따라 통상적으로 금감원 임원 인사도 부원장, 부원장보로 순차적으로 이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부원장의 경우 사실상 금융위원장이 결정하게 되는데 청와대와의 사전 협의와 교감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경우에 따라서는 인사가 지연될 수도 있고 인선을 둘러싼 새로운 변수의 등장도 배제할 수 없다.
2008년 부원장 인사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당시 임기 2년 여를 채운 이우철 부원장은 유임된 반면 부산상고 출신 고졸신화로 은행 검사의 최고 전문가로 이름을 날린 김대평 부원장은 임기 1년도 못 채우고 낙마했다.
당시 금융권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다니는 소망교회의 금융인 선교회(소금회) 회원이었던 이우철 부원장의 유임과 관련해 이런저런 얘기가 흘러나왔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