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30개월 만에 미국 판매↓+노조 특근 거부
[뉴스핌=김기락 기자] 내수 침체에 몸살을 겪고 있는 현대차가 미국 판매 부진에 이어 주간 연속 2교대 시행에 따른 노조의 잔업 거부까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노조의 잔업 거부가 계속될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쳐 매월 5만대, 연간 60만대에 달하는 생산 차질이 추산, 올해 판매 목표인 741만대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현대차 노조가 지난 4일 주간 연속 2교대 시행 후 주말 특근 방식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이번 주말까지 3주째 주말 특근을 거부한 상태다.
주간 2교대 체제는 주말에도 평일과 같은 주간1조 8시간·주간2조 9시간의 ‘8+9’ 형태다. 노조는 주말 특근 시간이 종전보다 총 3시간 늘어 UPH(시간당 생산 대수)가 오른 만큼 최고 350% 심야할증수당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지난 2주간 주말 특근을 거부해 첫째 주 6000대, 둘째 주 7000대 등 총 1만3000대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현재 상태라면 매월 2만5000대, 연간 생산량 30만대 이상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지난해 국내 생산 대수는 123만5071대다. 4분의1 물량이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아차 노조도 주말 특근을 거부, 연간 30만대 생산 차질이 발생될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치면 연간 60만대 규모다.
현대차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임금과 운영방식을 독점하겠다는 것은 사측의 오만”이라며 “사측의 고자세가 변하지 않는 한 이번 주 특근 협의도 중단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노사 간에 합리적으로 합의를 더 진행해야 하는 사안이다. 기존과 같은 특근비 전체를 임금 보전해주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선 3월이 올해 현대·기아차의 최대 시련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엔저ㆍ원고 현상 지속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는데다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이 30개월 만에 감소, 대내외 악재가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총 9만3816대를 판매했다. 지난해와 비교 시 3.5% 줄어든 수치다. 판매 감소를 막기 위해 차량 판매 인센티브 등 비용을 늘리는 탓에 영업이익률도 나빠지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올 1월 7.7%, 2월 7.9%를 각각 기록했다. 점유율이 두 달 연속 8%에 미치지 못한 것은 2011년 1월 이후 2년 만이다. 지난달 내수 역시 현대차는 4만748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줄고, 기아차는 3만2900대로 17.8%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미국 수출 예정인 현대차 맥스크루즈와 기아차 K3 등 출고가 적체돼 있다”면서 “그동안 높여온 미국 등 주요 시장 점유율을 현대차 노조가 끌어내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