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성 악화·신용등급 하락 등…자금마련 어려워
[뉴스핌=서영준 기자] 해운업계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특히 국내 4대 해운업체들이 올해 상환해야할 회사채가 2조원에 육박하지만 자금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SK해운 등 국내 4대 해운업체의 전체 회사채 잔액 중 올해 만기도래액 규모는 1조 7560억원에 달한다.
업체별로는 한진해운 6340억원 현대상선 4800억원 STX팬오션 4000억원 SK해운 2420억원 등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해운사들이 자금을 마련할 방법은 신통치 않은 게 사실이다. 해운업 불황으로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회사채 시장도 급격히 얼어붙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도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실제, 수익성 악화에 해운사들의 부채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4대 해운업체와 현재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대한해운을 포함한 5개사의 부채비율은 2010년 265% 2011년 399%, 2012년(1∼9월) 609%로 급증하고 있다.
최근 잇따른 해운사들의 신용등급 하락은 회사채 발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한진해운은 신용등급이 A0에서 A-로 떨어졌으며 현대상선과 STX팬오션도 올해 초 신용등급이 한 단계씩 하향조정 돼 각각 A-, BBB+를 기록하고 있다.
김우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본부장은 "최악의 상황은 최근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어 신용 A등급 이하에 있는 해운사는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다"며 "해운사들이 문을 닫으면 수출입 화물 운송에 차질이 빚어져 경제 운영에 큰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해운사들은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마련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올 초 현대상선은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2100만 달러에 매각했으며 한진해운도 세일앤리스백(자산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했다.
해운사들의 이 같은 자구노력에도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도 필수적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 본부장은 "해운사의 유동성 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1년 시행해 효과를 본 회사채 신속 인수제도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며 "정부가 하이일드펀드 발행에 분리 과세와 같은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