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탈리아의 총선 결과가 글로벌 외환시장에 돌발 변수로 등장한 가운데 트레이더들이 국채 수익률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유로 ‘사자’와 엔 ‘팔자’로 일관했던 트레이더들이 새로운 좌표를 미국과 일본, 유로존 주변국의 국채 수익률에서 찾고 있다는 얘기다.
이탈리아 총선 이전까지 글로벌 외환시장의 움직임은 사실상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입’에서 빚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베 총리의 공격적인 부양책 의지는 연기금부터 보험사까지 기관 투자자들에게 엔화 약세와 인플레이션 상승, 일본 국채 가격 하락을 예고한 셈이었다.
반면 유로존 붕괴를 막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는 드라기 총재의 의지는 유로화와 주변국 국채 상승의 근거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총선이 외환시장 움직임을 쥐락펴락했던 큰 틀을 흔들어놓았다. 기존의 논리가 힘을 잃고 안전자산 논리가 급부상한 것.
이에 따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지난달 고점 대비 20bp 가량 급락했고, 일본 10년물 수익률 역시 14bp 떨어졌다. 반면 투자자들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중심으로 유로존 주변국 국채 ‘팔자’에 나섰다.
이탈리아 총선 이후 외환 트레이더들이 주시하는 것은 정책자들의 ‘입’이 아닌 국채 수익률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전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하락할 때 엔화 매수세가 유입되고,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상승할 때 유로화 ‘팔자’가 집중된다는 얘기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마켓 칼럼니스트인 빈센트 시그나렐라는 “이탈리아의 정치 상황이 글로벌 외환시장에 강력한 충격파를 던질 수 있다”며 “트레이더들이 시장 방향을 가늠하고 베팅하는 데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