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 "맹세코 나도 지금 알았다"
[뉴스핌=정탁윤·함지현 기자] "국민 여러분, 오늘 차기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하게 됐습니다. 저와 함께 새 정부를 이끌어갈 후보자는 현재 18대 대통령직인수위위원장을 맡고 있는 분입니다."
김용준 총리 지명자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사진기자단] |
오후 2시로 예정된 박근혜 당선인의 발표에 앞서, 김용준 위원장은 5분 정도 먼저 기자회견장에 나와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 위원장이 총리 후보자가 될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 당선인이 회견장에 도착해 발표할 때 까지도 김 위원장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하늘에 맹세코 여기서 알았다." 유일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도 김용준 인수위원장의 총리지명을 지켜본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총리 지명자가 누가 될지 전혀 모르고 있다가 막상 박 당선인의 발표문을 듣는 현장에서야 알았다는 것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박 당선인의 총리 지명이 얼마나 극비리에 이뤄졌는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당초 새 정부의 초대 총리는 정부부처가 새로 개편됨에 따라 각 부처를 조화롭게 이끌기 위한 '관리형·통합형' 인사가 될 것으로 점쳐졌었다.
그러나 박 당선인은 김용준 총리 지명을 하면서 "이번에 인수 위원장을 맡으며 각 분과별 인수위원과 크고 작은 문제에 대해 하나하나 교감하면서 인수위를 합리적으로 이끌어왔다"고 이유를 밝혀 '신뢰'가 쌓인 인물을 중용하는 평소의 스타일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한편 이날 발표가 예정된 인수위 주변엔 지나친 경호로 기자들의 원성을 샀다.
박근혜 당선인이 총리 후보자 발표를 위해 인수위 사무실을 찾기 약 1시간 전부터 인수위 사무실에는 '셰퍼드'가 어슬렁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폭발물 탐지견'이다. '금속 탐지기'도 등장했다.
청와대 경호처는 인수위 기자회견장 안에있는 기자들에게 모두 나가줄 것을 부탁한 뒤 한명씩 언론사와 기자 명단을 확인한 뒤 들여보냈다.
이 때문에 기자들은 약 30분간 줄을 서서 대기하는 등 흡사 공항을 연상시키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대통령에 준하는 경호를 받아야겠지만 이미 신분확인을 마친 뒤 출입한 기자들에게까지 별도로 재검사를 하는 것은 좀 너무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당선인이 발표를 마친 뒤 인수위를 빠져나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기자들이 따라붙어 질문하는 것을 애초에 차단하려는 듯 박 당선인이 지나가는 통로를 제외한 복도에는 책상으로 '바리게이트'를 쳐 기자들의 접근을 막았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