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은행권이 넘치는 유동성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예금액이 급증하는 데 반해 우량 대출 고객을 찾기 힘들어 은행권의 이익률 압박이 점차 심화되는 상황이다.
11일(현지시간) 시장조사 업체인 마켓 레이트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 예금은 10조 600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예금 1달러 당 대출은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동성은 경기 하강기에 은행권의 리스크 완충제가 돼 주는 것이 사실이지만 자금 순환의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은행권 순이자마진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웰스 파고의 순이자마진은 3분기 말 현재 3.66%로 전년 동기 3.84%에서 상당폭 하락했다.
서스퀘하나 파이낸셜의 잭 미센코 애널리스트는 “예금액 대비 대출액의 비율이 하락 추이를 지속하는 한 은행권 이익률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의 예대율은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95%에 달했으나 최근 72% 선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2008년 이후 은행권 여신 총액은 5.3% 줄어들어 최근 7조5800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권은 저금리 상황에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비용 감축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고, 대규모 감원이 멈추지 않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배당세 인상 이전에 배당을 늘리려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여신이 상당폭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지속성을 장담하기 힘든 움직임인 데다 연방예금보험공사의 예금자 보호 혜택 축소에도 불구하고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은행권은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