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16일 승인 예정..'과당·출혈경쟁' 불가피?
[뉴스핌=김연순 기자] 우리은행의 카드 부문(우리카드) 분사가 임박하면서 카드시장 재편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드시장이 수익성 악화로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우리카드 분사에 따른 신규 전업카드사의 등장에 과당경쟁·출혈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은행계 전업카드사 중심으로 시장이 개편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후발주자가 시장 판도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높다.
10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6일 정례회의에서 우리카드 분사의 예비 인가를 승인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합동간담회를 열고 우리은행 카드 부문의 분사에 대해 최종 논의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이날 우리은행의 카드사업 분할, 카드회사 신규법인 설립,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편입 등에 대한 법적·절차적 검토를 마무리하고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오는 16일 우리카드 분사가 승인이 이뤄지면 우리은행은 전산 시스템 정비 등 기술적 문제를 처리한 뒤 3월께 분사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국내 전업 카드사는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비씨카드에 이어 8개로 늘어난다.
카드업계에선 우리카드가 3월 전업카드사로 출범하면 시장점유율(M/S)를 높이기 위한 과당경쟁·출혈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카드는 분사 이후 "체크카드에 중점을 두겠다"는 특화된 전략을 통해 신용카드 시장의 과당경쟁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하지만 카드시장의 속성상 결국은 우리카드가 신용 대출과 카드 상품 판매를 놓고 기존 카드사와 출혈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A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카드가 분사하면서 정부 정책에 맞게 체크카드 중심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했지만, 전업카드사로 신용카드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데 치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분사하게 되면 볼륨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기 있기 때문에 과열경쟁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B카드사 관계자도 "카드분사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볼륨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 될 수 밖에 없다"면서 "최근 카드시장이 계속 어려워지고 있는데 카드사들의 비용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규제를 통해 신규 전업카드사에 대한 컨트롤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과당경쟁 우려는 분명히 있다"면서 "지난해에도 삼성, 현대, KB국민카드가 알게 모르게 2등 경쟁을 많이 했고 우리카드가 치고 나가면 다른 카드사도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우리카드의 분사가 기존 카드시장 재편 등 폭발력 있는 파괴력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 마케팅 시장의 축소 등 후발주자가 시장 판도를 바꾸기에는 여건 자체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를 비롯한 4강 구도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C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시장과 여력이 굉장히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카드사간 경쟁은 일어나겠지만 시장 판도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D카드사 관계자는 "감독당국의 규제로 회원추진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메이저 카드사들의 유지나 가능하지 중소형 카드사들이 시장확대를 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특히 실질적으로 백그라운드가 없는 우리카드가 메이저와 싸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카드시장은 신한카드가 시장점유율 20%대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고 KB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가 2위 경쟁을 하면서 그 뒤를 쫒고 있다. 하나SK카드(+외환카드)와 우리카드, NH농협카드는 시장점유율이 7~8%선에 그치고 있다.
한편 또 다른 신규 전업카드사 후보군인 NH농협카드는 카드분사를 계획하고는 있지만 현재로선 시장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NH농협카드 관계자는 "우리카드의 3월 분사와 상관없이 농협은 사업구조 개편이 1년도 채 안된 상황에서 카드분사를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카드분사는 현재로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