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량고객에 연회비 비싼 카드 가입 유도" 비난
[뉴스핌=최주은 기자] 최근 직장인 A씨는 한 카드사로부터 신용카드 유효기간이 만료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상담원은 생소한 카드 이름을 대며 발급해 주겠다는 안내를 하기 시작했다. A씨가 말할 틈도 없이 한참을 설명하던 상담원은 처음 들어보는 명칭의 카드 발급 진행을 마무리 짓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A씨가 기존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묻자, 상담원은 연회비가 조금 더 비싸다고 했다. 이전 카드 혜택이 괜찮았던 A씨는 기존 카드로 재발급을 해달라고 하자, 상담원은 카드 발급이 안 된다고 했다. 상담원이 제안하는 카드는 아무리 봐도 기존 카드보다 더 나을 것이 없어 보여, 왜 안 되냐고 여러 차례 따져 묻자 상담원에게서 기존 카드로 재발급을 진행해 주겠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포털 사이트에서도 이런 사례는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유효기간 만료를 앞두고 상담원이 좋다고 추천한 신용카드를 재발급 받았는데, 상품이 이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카드사들은 왜 유효기간이 만료된 카드에 대해 다른 상품으로 전환 신청을 유도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일부 카드사는 이전 상품보다 최근 상품이 혜택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과거 상품은 최신 트렌드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소비 패턴을 분석해 트렌드에 맞는 카드를 쓰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제휴처 계약 종료나 정책적으로 해당 카드 발급이 중지됐을 수 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위 사례의 경우 고객이 재차 항의하자 기존 카드 발급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제휴 계약 종료에 따른 발급 중지와는 사실상 관계가 없어 보인다.
유효기간이 지나 카드를 재발급하는 고객군은 통상 우량고객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다. 해당 카드사의 충성 고객으로 카드사도 이들에게 더 나은 상품을 권유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이런 고객을 이용, 수익을 보전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게 소비자단체의 지적이다.
금융소비자연맹 장형구 금융국장은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등에 따라 수익이 줄어들면서 카드사들이 우량 고객들을 대상으로 이익을 내려는 경향이 있다”며 “카드사 권유 카드의 좋은 면만 볼게 아니라, 소비자가 냉철하게 판단해 카드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 이용이 어떻게 보면 빚을 권유하는 구조인데 카드사는 소비자를 통해 수익보전만 생각할 게 아니라 판매 상품에 대해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