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 조건 합의, 1월말 승인완료 예상
[뉴스핌=이강혁 기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아시아나플라자사이공(KAPS) 지분매각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말 이전에 최종 매각조건을 합의하고, 내년 1월 말까지는 베트남 정부의 승인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의 한 채권기관 관계자는 "KAPS 매각은 이미 2010년에 채권단 결의가 돼 있던 상태여서 법률적 문제와 최종 매각조건만 협의되면 12월 말까지는 곧바로 계약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최근 금호산업의 자본잠식 해소를 위한 7대 1 무상감자와 함께 KAPS 지분 매각작업을 본격화한 상태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의 KAPS 지분매각은 현재 금호산업이 삼일회계법인을 매도 주관사로 선정하고 아시아나항공은 한영회계법인을 매수 자문사로 선정, 기업가치 평가를 벌이고 있다.
채권단 주도로 이뤄지는 매각작업이지만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계열 관계라는 점에서 배임 등의 법률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공정가액 산정을 위해서다.
양측이 공정가액에 합의를 보면 상세 매각조건 등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곧이어 최종 매매 계약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금호산업의 KAPS 매각은 보유지분 100% 중 50%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장부가액이 62억원에 불과하지만 매각가액이 약 1000억원 이상으로 예상돼 양도세 부담을 고려한 조치다.
KAPS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금호산업의 재무구조 개선효과는 1008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700억원의 운영자금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주채권은행의 외부실사 결과다.
KAPS는 금호산업이 100% 출자해 베트남 호치민에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이다. KDB산업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이 PF대주단(1800여억원)으로 참여했다.
아시아나항공으로의 매각은 자본잠식 해소를 위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과 베트남 정부로부터 제3자 매각에 나설 경우 '먹튀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동의를 위해서 외부전문기관의 객관적인 평가를 통한 공정한 가격으로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금호산업이 어려워지면 아시아나항공에도 여파가 미치는 만큼 신중하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KAPS 지분 매수를 위해 대한통운 지분매매를 통한 5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해 둔 상태다. 현금성자산이 2400억원 가량이 있어 KAPS 지분을 가져오는데도 불안한 재무구조는 아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매각협상은 잘 진행되고 있다"며 "자본잠식을 탈피하는 것이 급선무기 때문에 조속히 KAPS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산업은 7대 1 무상감자를 완료하면 자본금이 현재 8626억원에서 1232억원으로 줄어든다. 감자 기준일은 내년 3월 4일이다.
여기에 KAPS 매각과 부천중동 리첸시아 사업장이 완만하게 마무리될 경우 자본잠식율을 44% 수준까지 낮아서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위기를 넘길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금호산업은 무상감자와 함께 KAPS 지분 매각이 내년 1월 중 베트남 정부의 승인을 받아 종결되면 관리종목 지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없다"면서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금호산업의 보유지분을 매각은 당장 손댈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내년에 관리를 잘 해서 더이상 손실을 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