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생 위해 필요" vs "과도한 감자"
[뉴스핌=이강혁 기자] 우리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이 금호산업의 7대 1 감자를 추진 중이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KDB산업은행 등 7개 채권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에 금호산업의 자본금을 현재의 7분의 1로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 부의했다.
이번 감자 안건은 금호산업이 재무구조 악화로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놓인 데 따라 추진되는 것이다.
우리은행의 이같은 부의안에 채권단 운영위원회는 오는 13일까지 동의 절차를 진행해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11일 금호산업 채권단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6일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소속 채권단 운영위원회 안건으로 내년 2월까지 금호산업의 자본금을 7대1로 감자하자고 안건을 상정했다.
90여개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들은 이번 안건에 대해 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른다고 위임한 상태다.
운영위원회가 우리은행의 안건에 동의하게 되면 현재 8626억원인 금호산업의 자본금은 1232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적정자본금 수준을 하회하는 과도한 감자라는 채권단 내 이견도 나오는 상황이지만 최악의 재무상태를 보이는 금호산업 회생을 위해서는 동의가 우선 급하다는 분위기다.
금호산업 감자 추진은 올해 초부터 논의가 진행되던 부분이다. 당초 감자비율을 두고 채권단 내부에서는 5대 1 수준을 예상하기도 했다.
금호산업은 3분기에 626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부천중동 PF사업장 손실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다. 자본잠식률이 83%에 달한다.
내년 3월 임의감사보고서 제출까지 자본잠식률을 50% 미만으로 떨어 뜨리지 못하면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일부 채권단은 우리은행의 부의안 대로 감자가 실시돼도 금호산업의 관리종목 지정 위험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우리은행의 부의안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기한이 임박해서 부의안을 돌리고 7대 1 감자 하나만 안건으로 돌린 것이 근본적인 회생작업에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감자와 함께 자산매각 등 자본확충 방안으로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자산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계열사는 아시아나항공이 유력하다. 이 관계자는 "채권기관들을 불러모아 의견을 들어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