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미국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1조2000억달러에 달한 가운데 경고음이 높아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부양책으로 인해 값싼 유동성이 넘치자 기업들이 레버리지를 적극 활용, 비효율적인 자본 운용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초 이후 미국 기업은 1조200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기존 회사채의 상환을 위한 발행이 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위한 자금 조달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정절벽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배당소득세 인상에 대비, 특별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이 꼬리를 물었다.
미국 기업이 발표한 특별 배당 규모는 4분기에만 350억달러에 달했고, 이 자금 중 상당 부분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된 것으로 집계됐다.
RBC에 따르면 메이시스와 디즈니 등 S&P500 기업 가운데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한 사례가 30건에 가깝다고 전했다.
채권 전문가들은 회사채 발행의 질적인 측면에서 시장이 정점을 찍었고, 신규 발행을 중심으로 대다수의 기업들이 조달한 자금을 성장성과 수익성이 낮은 기업 인수나 금융 거래에 투입하고 있어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플리트 애셋 매니지먼트의 빌 이스트우드 트레이더는 “기업들이 레버리지를 남용하고 있다”며 “기업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악화될 경우 회사채 투자에 따른 리스크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BMO 프라이빗 뱅크의 잭 애블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금리가 낮을 뿐 아니라 회사채 발행 조건 역시 전례 없이 느슨하다”며 “연준의 제로금리 정책으로 인해 신용버블이 또 다시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골드만 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파인 최고경영자(CEO)는 “고객 기업들에게 저금리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하지만 연초 이후 회사채 발행액만큼 기업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투자자 입장에서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손실 리스크가 높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