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도외연 확장에서 전통지지층 호소로 좌표 이동중
[뉴스핌=정탁윤 기자] 대선을 한달 여 앞두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캠프의 선거전략 변화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야권의 단일화에 맞서 무리한 외연확장 보다는 기존 보수지지층 결집으로의 선거전략 전환이 이뤄지는 것 아니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김종인 행복추진위원장과의 '경제민주화 갈등'이 대표적이다. 박 후보는 지난해 말 삼고초려끝에 김종인 위원장을 영입해 경제민주화 이슈를 주도하며 효과를 봤다.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에게도 시선을 끌며 4·11 총선 등에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최근 박 후보는 김 위원장의 경제민주화 방안에 배치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존 대기업의 순환출자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박 후보가 '성장'과 '경기부양' 등 김 위원장의 경제민주화 방안과 맞지 않는 언급을 처음 꺼낸 것은 지난달 말 부터다.
박 후보는 지난달 31일 사단법인 산학연포럼·산학정 정책과정 초청 오찬간담회에 참석,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의견, 경제 민주화를 가속화해야 한다는 의견, 이 두 가지 과제가 따로 갈 수 없는 과제이고 선ㆍ후도 따질 수 없는 문제”라면서 “경제민주화와 국가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두 정책 과제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제민주화와 경제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자는 이른바 '투 트랙(Two-track)' 안이다. 전 부터 새누리당내에서 선거 전략 차원에서라도 경기부양을 전면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어 왔는데 박 후보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란 해석이 많다.
지난 8일 대선후보 중에는 처음으로 경제5단체장들을 만나 "경제민주화는 대기업 때리기가 아니다", "기존 순환출자 부분에 대해서는 기업 자율에 맡기는 게 적절하다"라고 언급한 것도 박 후보가 대기업들을 안심시켜 기존지지층을 끌어안으려는 행보란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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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5단체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12일 아침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 '박근혜-김종인 갈등'과 관련 "박근혜 후보가 보수회귀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밖에는 이해를 할 수가 없다"고 해석했다.
그는 "왜냐하면 한 달 전쯤만 하더라도 김종인 위원장하고 입씨름을 벌였던 이한구 원내대표의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으로까지 김종인 위원장의 손을 들어줬는데 이번에 이랬다는 얘기는 결국 보수회귀로 돌았다고 봐야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왜 돌았느냐는 결국 전통적 지지층 다지기 전략으로, 중도외연 확장전략이 사실상 좌초하면서 전통적 지지층한테 호소하기 위해서 결국 경제민주화에 있어서 후퇴를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도 같은 프로그램에서 "이건 예고된 참사다. 박근혜 후보가 공약위원회라는 걸 만들면서 국민행복추진위원회 핵심인물 안종범, 강석훈 의원을 빼서 이 공약위원회에 집어넣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서로 갈등요소가 충분히 있는 데도 불구하고 그냥 넘어갔다가 선거가 막판에 오다 보니까 모든 건 오히려 국민행복추진위원회보다는 비서실 중심의 공약위원회에서 간다는 쪽으로 입장정리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준표 새누리당 경남지사 재보선 후보도 이날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 보선, 특히 PK보선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거 지지층의 회복"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과거 지지층을 어느 정도 회복하느냐, 그것이 이번 대선과 지방보궐선거의 가장 주안점이라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려가 보니까 PK 정서가 아주 좋지 않다"면서 "전통 지지층 회복만 해도 우리가 이긴다. 경남에서는 우리 지지층이 79%였다. 수치상으로 나온다"며 "새로운 지지층으로 확대할 게 뭐 있나 모르겠다. 확대 불가능하다"며 이른바 '집토끼 사수'론을 주창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