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불황에 대기업도 회생 기로
한국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전세계적인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며 중소기업은 물론,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던 대표 기업들마저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최악의 상황이다. 향후 경기전망도 불투명해 향후 몇 년간 기업들은 피나는 생존게임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은 현재의 한국경제 위기를 진단하고,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해 본다.<편집자 주>
[뉴스핌=김홍군 기자] “조선경기가 최악이라 재취업이 어렵다. 위로금 챙겨 나가느니 어떻게든 정년까지 버티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회사가 문을 연지 40년만에 처음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조선경기가 좋을 때는 직급까지 높여 중소 조선사로 옮겨갈 수 있었지만, 불황으로 문을 닫는 조선사들이 속출하면서 갈 데도 없어졌는데, 어느 누가 정년(60세)을 포기하면서 명예퇴직을 신청하겠냐는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부터 50세 이상 관리직ㆍ기술직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명예퇴직 신청은 오는 8일까지로, 명예퇴직자들에게는 최고 60개월치 월급과 학자금이 지원된다.
현대중공업은 수주부진이 지속되고, 실적이 악화되자 창사 40년만에 처음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
불황의 그림자가 한국경제를 짖누르고 있다. 리먼사태와 유럽발 재정위기 등으로 불황이 깊어지며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물론,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던 한국 대표 기업들마저 곡소리가 날 지경이다.
세계 1등인 한국조선을 대표하는 현대중공업의 명예퇴직은 조선업계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조선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주감소가 수년째 지속되며 실적이 급감하고 유동성이 악화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장기간의 파업사태를 겪은 한진중공업은 일감이 떨어져 영도조선소에 근무하는 직원 1200명 중 500여명이 휴직 상태다이. 중소 조선사의 기적이라 일컬어지던 성동조선해양과 SPP조선해양은 유동성이 악화되며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조선소 부지 지도 한 장으로 초대형 선박을 수주해 일군 신화가 살아 있는 조선소”라며 “현대중공업의 명예퇴직은 대내외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철강업종도 나쁘기는 마찬가지이다. 한때 삼성전자와 함께 최고의 기업으로 꼽히던 포스코가 실적이 떨어지고, 신용등급이 하락하자 계열사 구조조정과 자산매각 등을 통한 자구노력에 나설 정도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 나머지 철강업체들도 저마다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자동차도 내수침체와 경쟁심화로 구조조정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판매부진이 지속되며 위기에 처한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달 800여명을 희망퇴직시킨 데 이어 임원들을 대거 퇴진시키는 등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 한국지엠은 지난 6∼7월 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쌍용차는 적자경영으로 지난 2009년 파업사태 때 약속했던 455명의 무급 휴직자에 대한 복직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건설과 해운, 항공, 유통업계도 오랜 불황으로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요즘 한국경제의 현실이다.
재계 관계자는 “장기불황이 지속되며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등 한국을 대표해 온 기업들마저 구조조정의 몸살을 앓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없었다면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됐을지 끔찍하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북미에서 판매한 일부 차종의 연비가 과장된 것으로 밝혀지며 대내외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즉각적인 사과와 보상방침을 밝히며 대규모 리콜사태를 겪은 토요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연비사태를 미국시장에서 2년 연속 100만대 판매를 달성하며 승승장구해 온 현대기아차에 대한 견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과 기업을 보호하려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연비문제를 제기한 컨슈머 워치독은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시민단체로, 지난 2009년 제너럴모터스(GM)이 파산했을 당시 미국을 위해 GM의 차를 구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애플의 사례에서 보듯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최근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쪽으로 정책을 펴고 있다”며 “현대기아차 등 글로벌 기업들은 불황과 함께 자국 보호주의에도 맞서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북미에서 판매한 일부 차종의 연비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사진은 자동차 생산라인의 의장공정.(사진 = 현대차 제공) |
◇자국 보호주의도 ‘암초’
현대기아차는 최근 북미에서 판매한 일부 차종의 연비가 과장된 것으로 밝혀지며 대내외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즉각적인 사과와 보상방침을 밝히며 대규모 리콜사태를 겪은 토요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연비사태를 미국시장에서 2년 연속 100만대 판매를 달성하며 승승장구해 온 현대기아차에 대한 견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과 기업을 보호하려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연비문제를 제기한 컨슈머 워치독은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시민단체로, 지난 2009년 제너럴모터스(GM)이 파산했을 당시 미국을 위해 GM의 차를 구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애플의 사례에서 보듯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최근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쪽으로 정책을 펴고 있다”며 “현대기아차 등 글로벌 기업들은 불황과 함께 자국 보호주의에도 맞서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