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촉발된 소위 '트럼프 트레이드'에 미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로화는 약세를 보임에 따라 1달러와 1유로 가치가 동등해지는 유로 패리티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달 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대선에서 승리하고 공화당이 의회를 완전히 장악하는 '레드 스위프'가 현실화하자 달러의 강세에 불이 붙으며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지난주 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반면, 유로화는 급격히 하락하며 지난 14일에는 202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유로당 1.05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두 달 전만 해도 1유로는 약 1.17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와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외환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제안한 관세, 세금과 이민 정책 등이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이로 인해 미국에서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며 미 달러의 강세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라일리는 "트럼프의 승리 이후 유로화는 많은 통화 중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았으며, 이러한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2025년 말경에는 1유로의 가치가 1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는 유로 패리티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을 신속히 이행할 경우 1유로가 0.95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외환 리서치 헤드는 "트럼프의 정책이 강력하고 빠르게 시행되고, 유럽이나 중국의 대응 조치가 없다면 유로/달러는 패리티를 넘어 0.95달러나 그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당초 약속보다 완화된 접근 방식을 택하고 중국에 당초 경고한 60% 대신 30%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고 예상보다 온건한 이민 정책 등을 시행한다면 유로가 1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는 데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유로가 1달러 밑으로 내려갈지 여부를 둘러싸고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바클리즈, 골드만삭스 등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유럽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유로가 1달러 수준까지는 밀릴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최근 유로의 가치가 1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것은 지난 2022년으로, 당시 유럽은 경기 침체 우려, 우크라이나 전쟁, 이에 따른 에너지 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달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과 시장의 안전 자산 선호 속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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