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 대기업 집단법,文·安 재벌정책 비교
[뉴스핌=이영태·정탁윤·노희준·함지현 기자] 법적 책임을 지는 등기임원과 달리 비 등기 임원상태에서 그룹 및 기업의 주요 경영권을 행사하는 경영진들에게 경영권한 행사만큼 그에 부합하는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안을 정치권에서 적극 강구하고 있다.
단적으로 등기임원으로 등재하지 않으면서 법적 책임은 회피한 체 그룹(기업)의 주요 경영권을 행사하는 회장이나 회의체제에 대해 권한만큼 책무감을 부여하는 구속성있는 정책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12월 대선을 47일 앞두고 재벌총수의 책임은 강화하고 권한은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여야 정치권의 재벌개혁 정책들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 박근혜 “재벌에 법적 실체 부여해 책임과 권리 명문화”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산하 경제민주화추진단이 2일 박근혜 대선후보에게 보고 후 4일쯤 발표할 예정인 가칭 대기업집단법은 소위 재벌이라 불리는 대기업집단에 법적 실체를 부여해 책임과 권리를 명문화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새누리당은 이를 위해 헌법 119조2항의 경제민주화 조항을 근거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 중인 ‘대기업집단 지정제도’와 상법 및 하도급법 등 10여개 법률에 분산돼 있는 대기업 관련법들을 하나로 묶어 규제의 효율성을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
대표적인 추진정책은 ▲계열사 편입심사제 ▲기업결합심사 강화 ▲지분조정명령제 등이다.
계열사 편입심사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뺏는 계열회사를 설립하려 할 경우 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기업결합심사 강화는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을 견제하기 위한 정책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재벌관련 정책 중 강성으로 평가받고 있는 지분조정명령제는 일감 몰아주기 등 대기업의 불공정행위가 반복될 경우 해당 계열사의 지분을 매각하도록 공정위가 강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새누리당은 이 밖에도 대기업집단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그룹 회장이나 사장단회의 등 비공식 경영체제에도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재벌들이 미래전략실이나 경영기획실 등을 통해 의사결정 권한은 갖고 있으면서도 문제가 발생시 책임은 피해갔던 관행을 손보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사외이사 숫자를 전체 이사의 2분의1로 확대해 경영권 견제(현행 규정은 4분의1)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 ▲중간금융지주사 설립 ▲주주총회 전자투표제 도입 등 그간 논의됐던 사안들을 대부분 공약에 반영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 문재인 “재벌 순환출자 금지 등 총수의 법적 책임 강화”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 또한 재벌 총수의 법적 책임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 후보의 재벌개혁 정책 핵심은 지난달 11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발표한 ‘문재인의 경제민주화 구상-공정경제론’에 담겨 있다.
문 후보는 “재벌의 왜곡된 소유지배구조는 소수의 지분으로 지배력을 유지하며, 편법적인 방법으로 소유경영권을 승계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면서 “이를 개혁하지 않고는 총수일가의 황제적 경영과 경제력집중의 폐해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측은 재벌개혁을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재벌 순환출자 금지 ▲공정한 시장경쟁 저해하는 재벌 총수일가의 부당한 사익추구 행위 근절을 제시했다.
재벌 순환출자 금지에서 신규 순환출자는 즉시 금지하며, 기존 순환출자는 3년의 유예기간을 주고 자율적으로 해소토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순환출자를 금지하게 되면 소수의 지분으로 지배력을 유지하고, 계열기업을 확장하며 경영권을 편법적으로 승계해온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판단이다.
문 후보는 “미이행시 해당 순환출자분의 의결권을 제한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공정한 시장경쟁을 저해하는 재벌 총수일가의 부당한 사익추구 행위 근절 방안으로는 계열산 간 부당 내부거래와 일감 몰아주기 관행 등을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제재와 과세를 강화하겠다는 정책이 포함됐다.
즉 부당지원으로 손해를 본 계열사뿐만 아니라 이득을 얻은 계열사에도 과징금을 부과하고, 부당이익을 얻은 총수일가에 대한 과세를 엄정하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회사와 소수주주의 피해 방지를 위해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을 통해 재벌기업 내부 견제장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사익의 추구는 시장경제질서에서 당연한 것”이라며 “그러나 부당 내부거래와 일감 몰아주기 관행 등 재벌 총수일가의 부당한 사익 추구는 공정한 시장경쟁을 저해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규정했다.
◆ 안철수 “대기업 책무와 재벌 지배구조 통제 강화”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캠프의 재벌정책은 대기업 책무 및 총수 법적 책임 강화, 재벌 지배구조에 대한 통제 강화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다.
대기업 책무 강화를 위한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편법 상속·증여에 대한 과세강화 ▲계열사 부당지원 및 일감 몰아주기의 경우 수혜기업의 부당이득 환수 ▲일감 몰아주기의 경제적 이익을 얻은 지배주주에 대한 과세 강화 ▲회사기회 유용에 따른 부당이익에 대한 과세 신설 ▲중소기업 및 골목 상권에 대한 재벌 계열회사 진입 제한 ▲문화예술 산업에서 콘텐츠 제작자와 유통업자 간 불공정거래 개선 등이 있다.
총수 등 특수관계인의 불법행위에 대한 민․형사상 제재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개정을 통해 일정 금액 이상의 횡령 및 배임에 대한 처벌 강화로 집행유예 방지 ▲총수 및 임직원의 공정거래관련법(공정거래법, 하도급법, 대규모 유통법 등) 위반에 대한 과징금 부과 ▲공정거래관련법 위반시 집단소송제 또는 국가소송제 도입 ▲공정거래관련법상의 중대 불법행위에 대한 금지명령 청구제 ▲모든 공정위 심의사건의 업무처리과정 및 결과 공개 의무화 등을 제시했다.
재벌 지배구조에 대한 통제 강화 정책으로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다중 대표소송제 도입 ▲연기금 주주권 행사 강화 등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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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영태·정탁윤·노희준·함지현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