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전문가 "오바마 채권, 롬니 주식 호재"
[뉴스핌=김선엽 기자] 오는 6일(현지시간) 실시되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국내 채권시장은 어떤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을까.
현재 해외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면 채권 쪽에 호재, 롬니 후보가 당선되면 주식의 강세를 점치고 있다.
국내 금융 전문가들도 비슷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단기와 중기에 따른 전망은 다소 온도차가 감지된다.
단기적으로는 누가되든 채권 쪽에 나쁠 것이 없다고 보면서 중기적으로는 역시 위험자산의 강세를 점치는 의견이 많아 보인다.
지난 10월 3일(현지시각)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미트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콜로라도주 덴버대에서 TV토론을 마치고 단상을 떠나고 있다. |
◆ 롬니 되면 채권금리 상승? "통화정책 단절 부담"
현재 오바마는 재정지출은 유지한 채 부자감세 혜택을 종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신 중산층의 세금 감면을 유지하기를 원한다.
반면 롬니는 재정지출을 줄이고 대신 부자와 중산층 모두에 대한 감세 연장을 지지하고 있다. 또한 롬니 당선 시 현재의 양적완화(QE3) 정책은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롬니가 당선되고 하원도 무난하게 공화당이 다수당을 지킨다고 볼 때, 재정절벽(fiscal cliff) 문제가 해결되고 월가 역시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주식 쪽의 강세를 보는 의견이 많은 편이다. QE3의 중단으로 금리의 상승은 더욱 불가피해 보인다.
한은 통화정책국 관계자 A는 "일단 양적완화가 중단되면 채권금리는 상승할 테고 월가 역시 '비즈니스 프렌들리'한 롬니를 반기는 분위기라 위험자산의 강세를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반드시 사태를 낙관할 수도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 통화정책국 관계자 B는 "일단 롬니가 되면, 통화정책의 연속성이 깨지면서 불확실성이 증가할 수 있다"며 "롬니가 친기업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오바마 당선 시 "현재의 지지부진한 상황 지속될 것"
현재 분위기는 좀 더 오바마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오바마 당선 시, 현재와 같은 안전자산 강세 속에 위험자산은 재정절벽의 불확실성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채권 쪽에 나쁠 것이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다.
증권사의 채권 매니저 C는 "오바마가 되더라도 박빙으로 당선되고 상원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하지 못할 경우 재정절벽이라는 혼란을 향해 계속 갈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채권은 가격 부담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밀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군다나 오바마가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되고 상원에서도 민주당이 무난하게 다수당을 차지하더라도 글로벌 위험자산의 반등을 쉽게 점치기는 어렵다. 오히려 교착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 국제국 관계자 D는 "미 대선의 관전 포인트는 선거 이후에 과연 향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는가"라며 "오바마가 선거 승리라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강하게 나가면 공화당이 몽니를 부릴 수도 있어 교착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절벽 이슈만 놓고 보면 적절한 타협을 통한 불확실성 제거가 가장 중요하다"며 "중기적인 재정안정화 방안은 어느 쪽이나 내놓기 힘든 상황에서 단기적인 재정정책 종료에 대한 대책이 나오는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선거와 상하원 선거 결과만 놓고서 향후 정책방향을 예단하기 어려우며 오바마가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 중장기적으론 누가 되더라도 무난한 해결 기대
대체로 전문가들은 대선과 총선 결과가 나오면서 일시적인 혼돈이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상했다.
오바마가 당선될 경우 의회와 무관한 QE3는 일단 지속이 될 테고, 공화당이 당분간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며 싸움이 지속되겠지만 내년 1분기 내에는 합의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선 B는 "우리와 달리 선거가 끝나면, 대통령과 의회가 협조태세를 취할 것"이라며 "혼란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말까지는 임시방편을 내놓은 다음, 1월 정도에 절충안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사의 채권 매니저 E는 "설사 롬니가 당선이 되더라도 부양책을 완전히 거둘 수는 없을 것"이라며 "누가 되도 재정절벽 문제는 해결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채권금리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 있고 선반영 여부에 따라 그 폭이 결정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금리의 추세적 상승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도 있는 것이다.
증권사의 채권 매니저 F는 "예상대로 오바마가 당선된다면 채권금리는 계속 하향 안정화되겠지만 선반영했다는 인식도 상당하다"며 "다만, 늦어도 내년 3월까지는 재정절벽 문제가 해결이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이어 "정치적인 문제이므로 미리 예단은 어렵고 그 때 그 때 봐가며 대응해 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