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추진력…글로벌 및 내수 매출 동시 견인
재계 주요 그룹의 후계자들이 뛰고 있다. 창업 오너 세대가 세상을 떠나며 그들의 2세, 3세, 4세로 이어지는 새로운 오너십의 등장이 눈길을 끈다. 오너 패밀리 간 사업을 승계 받고, 이를 분리하고 경쟁하면서 한국식 오너 경영문화가 개화 중이다. 창업세대의 DNA를 물려받고 경영전면에 나설 준비를 하는 후계자들. <뉴스핌>은 연중기획으로 이들 후계자들의 ‘경영수업’ 측면에서 성장과정과 경영 스타일, 비전과 포부 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뉴스핌=김기락 기자] 2008년 11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조현식 사장(당시 한국타이어 한국지역본부장 겸 마케팅본부장)의 제안에 따라 사내에서 이른바 ‘기러기팀’이라 불리는 특수 조직이 구성된다.
기러기팀의 정식 명칭은 ‘신시장 개척 TFT’다. 시장구조 분석, 주요 유통망 파악 및 신규거래선 발굴 등 해외 각국의 대도시, 소도시 구분 없이 전방위 영업을 펼치기 때문에 한 달에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체류하게 됐다.
이런 이유로 가족과 따로 떨어져 생활하는 가장을 일컫는 기러기 아빠라는 의미와 비슷하다고 해 기러기팀이라는 별칭이 붙은 것이다. 조 사장은 직접 해외영업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급 직원들로 기러기팀을 구성했다.
이 팀의 성과는 놀라웠다. 예멘, 이집트, 리비아, 수단, 케냐, 브라질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신규 시장의 판로를 개척하면서 중동∙아프리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이 때가 조 사장의 존재감과 과감한 추진력을 전사적으로 확인시킨 계기로 본다.
기러기팀의 선전은 수치적 성과에 국한되지 않았다. 당시 모든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이 감산 몸살에 시달리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신규 시장 개척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성과를 일궈냈다는 평가다.
당시 조 사장과 함께 신시장 개척한 직원은 “조 사장이 많은 시간을 같이 하지 못하는 직원 가족들을 세심하게 챙기며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따뜻한 면이 있었다”며 조 사장의 세심한 성격을 떠올렸다.
조 사장과 가까운 관계자들은 조 사장에 대해 냉철한 판단력과 속 깊은 정(情)을 동시에 지닌 인물로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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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이 독일 딜러 초청 행사에서 현지 바이어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 한국타이어 제공> |
1970년생인 조현식 사장은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장남이다. 조 사장은 홍익중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마쳤다. 1995년 시러큐스대 경제학과 졸업 후 같은 해 10월 미국 미쓰비시 상사에 입사했다.
조 사장이 한국타이어에 합류한 것은 1997년 6월이다. 조 사장은 한국타이어에서 지금의 경영기획본부인 전략기획부문 내 경영혁신팀 차장을 거쳐 2003년 글로벌 해외영업본부장(상무), 2006년 마케팅본부장(부사장), 2008년 한국지역 본부장(부사장)에 이어 2010년 6월 한국타이어 사장에 올랐다.
조 사장의 행보는 대부분 글로벌 시장 개척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특히 해외영업본부장 재임 당시 아직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엄두를 내지 못했던 해외 유명 완성차 타이어 공급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GM, 폭스바겐 등에 한국타이어를 공급하면서 글로벌 OE(신차용 타이어) 시장에 한국타이어의 존재를 알렸다. ‘한국타이어’라는 브랜드와 제품을 넘어 전 세계에 ‘한국’을 각인시켰다는 게 관련 업계의 평가다.
이후 타이어 성능 및 품질에 예민한 유럽 시장까지 진출하며 아우디, BMW 등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공급의 기반을 마련했다. 주변에서 조 사장을 ‘글로벌 타이어 시장 개척자’라고 부르는 이유다.
해외영업본부장과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글로벌 마케팅 비중을 강화함으로써 수출 비중을 전체 매출의 8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 결과 2003년 해외영업본부장 첫 재임 당시 글로벌 순위 9위였던 한국타이어를 4년 만인 2007년 글로벌 순위 7위로 오르게 됐다.
국내 시장도 2009년에 내수 시장 점유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면서 명실공히 국내 1위 기업으로서 위치를 확고히 했다.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 약력>
1970년 1월 7일 출생
1995년 미국 시러큐스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95년 미국 미쓰비시 상사 입사
1997년 한국타이어 입사
2000년 한국타이어 경영혁신팀 차장
2003년 한국타이어 해외영업본부장 상무
2006년 한국타이어 마케팅본부장 부사장
2008년 한국타이어 한국지역본부장(겸임)
2010년 한국타이어 마케팅본부장 사장
2012년 現 한국타이어 월드와이드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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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