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서민 복지에 전력을 다해야할 수도권 지자체 공기업이 본업을 제쳐두고 중산층 이상을 겨냥한 전원주택 조성사업에 진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민간이 활발히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영역에 공기업이 해외 유명 건축설계가나 재벌계열 건설사를 앞세워 진입하는 것에 대해 공기업 비대화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기도시공사는 지난 18일 캐나다 벤쿠버에서 비씨우드(BC Wood)사와 목조주택사업 추진 관련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MOU의 핵심 내용은 ▲목조주택 및 목재산업 분야에서 관련 정보교환 및 협력 ▲두 기관의 직원교류 ▲시범사업 추진 시 상호협력 등이다.
경기도시공사는 첫 사업으로 경기도 가평 달전지구에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가평 달전지구는 141세대 규모의 친환경 전원주택단지로 조성된다. 지난 2008년 가평군과 협약을 통해 처음 계획됐다.
당초 지난해 상반기 해외 유명 건축가를 기용해 일반 콘크리트조 주택을 지어 분양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사는 이번 MOU를 계기로 내년 상반기 전원주택 분양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도시공사의 목조주택 사업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주거복지를 담당해야할 지자체 공사가 중산층 이상 수요자들이나 관심을 기울일 전원주택에 조성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경기도시공사는 올들어 임대주택은 새로 공급하지 않았다. 임대주택 예비입주자 모집만 실시했을 뿐이다. 남양주 지금지구와 진건지구에 들어설 보금자리주택 사업도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심지어 전원주택 단지의 분양가도 3.3㎡당 1000만원 선으로 인근 주택시세에 비해 크게 높은 편이다. 지난 6월 한국토지신탁이 달전지구 인근 가평군 설악면에 분양한 코아루아파트의 경우 분양가는 공급면적 114㎡(34평형)이 2억5000만원으로 3.3㎡당 740만원 선에 불과하다. 아파트 분양가를 능가하는 '귀족 주택'을 지자체 공기업이 짓는 셈이다.
특히 목조 전원주택은 수익성이 낮아 미분양이라도 발생할 경우 혈세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간 전원주택 업계의 반감도 크다. 경기도시공사가 공사 블로그(http://blog.naver.com/gico12?Redirect=Log&logNo=20165297957)에서 가평 전원주택단지를 홍보하는 글을 게재하면서 민간업체가 아닌 공기업이 짓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 때문이다. 공기업 브랜드를 내세워 민간영역에 진출하고도 이를 '브랜드 파워'인 양 홍보하고 있다는 점이 민간 업체의 불만이다.
보통 중소규모 건설사가 맡는 전원주택단지 건설에 업계 50위권 이내 대형건설사를 내세웠다는 점에 대해서도 건축 업계는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한 전원주택 업계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서 민간기업의 사업영역을 침범하는 공기업이 선진화 대상 1순위 였는데 경기도시공사가 이에 해당하고 있다"며 "정작 저소득 도민을 위한 임대아파트는 한 채도 공급하지 않은 채 공기업이란 장점을 내세워 외국과 MOU를 체결하고 재벌계열 건설사들을 시공사로 동원해 국내 전원주택 시장을 장악하려는 것 같아 씁슬하다"고 말했다.
도시공사는 "가평군과 협약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원주택단지 조성을 계획한 것"이라며 "친환경주택사업의 일환"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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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