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당혹속에 입장 표명도 부담스럽다
[뉴스핌=양창균 배군득 이연춘 김기락 손희정 서영준 기자] 한화그룹이 김승연 회장의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통해 적극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계 역시 김 회장의 법정구속에 당혹케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화그룹이 김 회장의 구속으로 오너 리스크가 부각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이날 1심 선고공판에서 김 회장이 법정구속된 것에 대해 적지 않은 충격에 휩싸였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서경환 부장판사)는 회사에 수천억 원의 손실을 떠넘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으로 기소된 한화그룹 김 회장에게 징역4년과 벌금 50억 원을 선고한 뒤 법정구속했다.
이와관련,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공동 정범 등에 대한 유죄 인정에 대해서는 법률적 다툼의 소지가 상당하다"면서 "항소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명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한화 관계자는 "법정구속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법원으로부터 판결문을 받으면 바로 항소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재계에서는 착잡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특히 '벙어리 냉가슴 앓듯' 드러내 놓고 입장을 밝히지도 못하고 있다. 대한상의를 제외하면 대부분 익명을 전제로 답답한 입장을 표명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의 한 회장이 구속됐기 때문에 앞으로의 공격적인 투자 등에 제한될 것으로 보여 그런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경제단체도 같은 우려감을 전달했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이 세계 무대에서 강한 의욕으로 사업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와 안타깝다"며 "앞으로 한화그룹 경영에 차질이 없기를 바란다"고 심정을 전했다.
또 다른 경제단체 관계자도 우려감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과거엔 재벌 총수에 대해 집행유예 처분이 종종 있었으나 최근들어 재벌개혁등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것 같다"며 "향후 재벌 총수들의 재판에 많은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개별 그룹도 비슷한 분위기다.
이번 판결이 최근 정치권에 일고 있는 경제민주화나 재벌 총수 처벌강화등과 맥이 닿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A그룹 고위 관계자는 "재벌 총수의 잘잘못을 떠나 이번 판결은 정치권의 재벌개혁 목소리를 반영한 듯 하다"고 귀띔했다.
이번 결정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B그룹 관계자는 "법정구속까지는 예상하지 못한 터라 당혹스럽다"며 "사실 재벌가의 횡령ㆍ배임 등 혐의가 있는 첫번째 사례도 아닌터라 법원의 과도한 결정아 아닌가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우리 경제 전체가 불황인 상황에 경영 활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올림픽 등 스포츠 외교에도 앞장선 김 회장이라 더욱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C그룹 관계자도 "경제 민주화에 불똥이 김승연 회장 1심 선고 영향을 끼친 것 같다"며 "그룹 입장에서 매우 어려운 입장에 처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D그룹은 입장 표명을 자제했다.
이 그룹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어떤 입장을 표명하기가 부담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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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