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에 따라 글로벌 경제 전반이 장기 불황의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 국내 대표 기업들에게도 이런 우려는 현실로 다가오는 분위기다. 저마다 위기대응체제를 구축하며 글로벌 시장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IMF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통해 충분히 학습한 국내 기업들은 결코 좌절하지 않는다.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며 긍정의 힘을 불어넣고 있다. 세계가 놀라는 뚝심의 저력과 세계 1등을 달리는 신기술, 신제품, 신사업은 국내 기업들의 위기극복 키워드다. 이른바 '3신(新)경영'의 현장을 따라가 봤다.<편집자주>
[뉴스핌=양창균 기자] SK그룹의 신기술 신제품 신사업등 3신(三新) 경영의 원동력은 '신개념 R&D(연구개발)'이다. '신개념 R&D'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추구하는 경영 이론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평소 최 회장은 사업화를 목적으로 하는 신개념 R&D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기술력이 뒷받침되는 수출과 글로벌 영토 확장 등이 가능하다는 지론을 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M&A나 투자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경쟁사 보다 더 큰 수확을 기대하려면 ‘기술’이 있어야 한다"며 "기술과 R&D는 우리의 희망이자 미래인 만큼 기술의 사업화를 통해 글로벌 프로덕트를 생산해내는 기술 지향적 회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SK그룹 제조업 계열사의 R&D나 성과도 최 회장이 설정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SK에너지의 경우 지난해 초 다량의 염분이 함유된 원유에서 염분을 제거하는 유수분리(油水分離) 기술을 개발했다.
SK 관계자는 "SK에너지는 이른바 '처리제약 원유(Opportunity Crude)'의 정제기술을 대부분 확보하고 있다"며 "처리제약 원유 정제기술은 안정적인 원유 확보를 가능케 해 수출경쟁력 뿐만 아니라 국가의 에너지 안보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해 3월 세계 최초로 초고점도지수 윤활기유 제조공정 기술을 개발, 세계 23개국에서 특허를 취득했다. 초고점도지수 윤활기유는 열대지역과 같은 고온지역이나 시베리아 같은 극한지역에서도 일정 수준의 끈적이는 점도를 유지하는 제품으로, 프리미엄 윤활유의 원료가 된다. SK루브리컨츠는 올해 상반기안으로 중국 천진에 연 8만 톤 규모의 윤활유 완제품 공장을 완공해 중국 윤활유 완제품 시장을 본격 공략할 예정이다.
SK종합화학도 지난 2010년 말 세계 최초로 촉매를 이용한 나프타 분해공장(NCC)을 완공했다. SK종합화학이 개발한 ACO 공정은 촉매를 사용해 나프타 분해 속도를 높임으로써 기존 열분해 방식보다 낮은 700도 안팎에서 나프타를 쪼개 화학 원료를 얻을 수 있게 돼 종전보다 수익성이 25% 가량 높아진다. SK종합화학은 ACO 공정기술을 지난해 10월에 중국 산시(陝西)성 옌창석유화학에 수출했다.
SKC는 지난해 상반기에 생분해성 양방향수축필름 등 5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SKC는 이 같은 필름 및 화학제품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올 상반기에만 역대 최고치인 3977억원을 수출했다.
기술개발로 기존의 수출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기술 자체를 수출하는 1석2조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SK그룹 제조사가 기술개발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는 것은 SK식(式) 연구개발 체계가 본궤도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SK측은 설명하고 있다.
SK式 연구개발은 처음부터 사업화를 염두에 둔 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 체계를 활용해왔다. ‘연구만을 위한 연구’를 벗어나 초기부터 사업화를 최종 목표로 두고 연구개발에 나서는 개념이다.
SK그룹은 기존 R&BD에서 엔지니어링 체계를 더한 ‘R&BD+E’ 체계를 도입했다. 사업화를 하더라도 엔지니어링 파트의 충분한 검증을 거치고, 신속한 사업화를 위한 실무진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연구개발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이다.
한편 SK그룹 제조업 계열사는 최 회장의 R&D를 통한 수출경쟁력 확보 정책으로 지난해 45조5000억원의 추정 수출 실적을 기록, 전년 28조8800억원에 비해 무로 57.5%나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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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