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증권업계가 업황 악화로 구조조정 시기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은행들이 일부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연계계좌 유지·관리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정해 해당 증권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A증권사는 B은행과의 연계계좌 개설 대행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계약 기간이 만료됐지만 은행측이 계좌 유지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겠다는 안을 제시해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최근 B은행과의 계약이 만료됐지만 기존 유지 수수료의 2배 수준의 인상안을 제시해 아직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는 은행과 연계계좌 개설 대행 계약을 통해 개설 수수료와 유지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은행과 증권사마다 다르다. 개설수수료는 1만원 안팎으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유지수수료는 차이가 크다. 계좌당 유지수수료는 월 기준으로 3000원~1만원 수준에서 다양하다. 계좌가 많을수록 계좌당 유지수수료가 낮은 편이다. 때문에 주로 온라인 증권사들이 계좌당 지불하는 유지수수료가 적은 편이다.
은행이 인상안을 제시한 근거는 ‘형평성’이다. B은행 관계자는 "특정 증권사만 지나치게 수수료가 낮은 측면이 있다"며 "시장가를 반영하고 형평성에 맞춰 적정한 가격을 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좌 수에 상관없이 비슷한 수준의 금액을 받겠다는 것으로 증권업계입장에서 보면 '비용의 상향 평준화'인 셈이다. 이같은 안이 적용될 경우 증권사마다 인상폭은 다르겠지만 대부분 증권사들의 비용 부담은 늘어난다. 때문에 증권가 일각에서는 은행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쉽게 이익을 챙기려는 것이라는 불만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A사 관계자는 "B은행 인상안의 논리는 '형평성'에 따라 연계계좌가 많지 않은 다른 증권사들과 같은 비용을 지불하라는 것"이라며 "이같은 인상률은 기존 인상률 상한 범위도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계약에는 인상률 상한 기준이 제시돼 있지만 이번 재계약을 통해 상한 규정을 제거하자는 게 B은행측의 입장이다.
A사 관계자는 "이번 인상안을 받아들일 경우 연 기준으로 수십억원 이상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면서도 "제휴 관계를 끊을 수는 없기 때문에 협의를 계속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 계좌가 많은 C증권사 역시 고민스럽다. C사 관계자는 "은행측이 계좌유지 비용 인상을 추진중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어디에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성격은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반면 비교적 높은 유지 수수료를 내고 있는 D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인상 얘기는 못들었다”고 말했다.
▶ "왕의 귀환" 주식 최고의 별들이 한자리에 -독새,길상,유창범,윤종민...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