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M&A(인수합병)시장에 나온 웅진코웨이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웅진코웨이 본입찰을 앞두고 신 회장이 '비상경영 체제' 주문에 나서면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M&A시장에서는 신 회장이 두 가지 가능성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이마트를 놓치면서 웅진코웨이에 대한 공격적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과 무리한 M&A 행보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이 전일(28일)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언급한 '전 계열사의 비상경영 체제 주문' 배경에 대해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전일 사장단 회의에서 신 회장은 "롯데는 국내외 대형 M&A를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지만 불안정한 경제상황에 불확실한 시대에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도박"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지금은 더 멀리 도약하기 위해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 내실경영을 통한 체질 강화에 들어가는 단계로 비상경영 체제를 통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신 회장의 이같은 주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롯데의 인수 의지가 이번 웅진코웨이 본입찰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두 가지 분석이 내놓고 있다. 첫번째는 롯데의 웅진코웨이 인수 후 시너지 기대감이다.
웅진코웨이는 롯데가 인수할 경우 커다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시장점유율 1위 사업인 정수기와 비데 사업을 영위하는 웅진코웨이는 1만7500여명의 방문 판매 조직이 핵심가치다. 이를 롯데가 인수해 유통과 카드 사업에 활용할 경우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비즈니스 기회가 마련된다.
둘째는 신 회장의 주문에 따라 무리한 인수전략에 무게를 두기 보다는 입찰에 형식적으로 참여할 공산이 크다는 의견이다.
인수 대상 지분이 30.9%에 그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추후 라자드가 보유한 지분(14.5%) 등을 추가로 인수해야 할 수도 있다.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르면 지분율이 50%를 넘지 않는 자회사는 연결실적으로잡을 수 없다.
IB업계 관계자는 "경쟁입찰(bidding)하는 구조인 M&A에서 롯데는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고 적합한 가격을 제시한다"며 "롯데의 기업 평가 즉 밸류에이션과 시너지 평가에 대한 적절 한 가격을 제시하는 게 원칙으로 무리한 인수가격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웅진코웨이의 30.9%(2383만주)의 지분을 매각하는 이번 딜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약 1조3000억~1조5000억원 수에서 가격이 정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하이마트 인수에서 보듯 높은 가격을 제시해 인수하지 않는 게 그룹의 원칙"이라며 "웅진코웨이 인수전에도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의 비상경영 체제와 관련 이 관계자는 "'2018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이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고삐를 죄는 것"이라며 "웅진코웨이 M&A를 포기를 하는 것은 아니며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당초 웅진코웨이 인수전에서 적격 예비후보(쇼트리스트)에 선정된 업체는 다섯 곳 중 3파전이 예상된다. 롯데쇼핑, GS리테일, SK네트웍스, MBK파트너스, 중국 콩카그룹 등이 었다. MBK파트너스는 하이마트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SK네트웍스는 공시를 통해 인수전 불참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