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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한상공회의소 '여론 호도성 홍보' 빈축

기사입력 : 2012년06월14일 10:14

최종수정 : 2012년06월14일 10:41

▲산업부 최영수 차장
[뉴스핌=최영수 기자] 대한상공회의소가 본질에 벗어나 여론을 왜곡하는 ‘엉뚱한 홍보’에 나서 재계내에서도 빈축을 사고 있다.

대한상의는 14일 우리나라의 GDP대비 가계부채비율(81%)이 OECD 평균보다 높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61%)보다도 훨씬 높다면서 국가를 걱정하는 마음도 담았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규모는 이미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하지만 금융당국도 쉽게 풀지 못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를 소관부처도 아닌 경제단체가 들고 나온 데는 그저 의아할 뿐이다.

‘본심’은 따로 있었다.  가계부채를 앞세워 기업들의 부담이 크니 기준금리를 올려서는 안된다는 속내가 담겨있다는 게 상의 안팎의 지적이다.  기업 이익단체인 까닭에 나름 이해는 가지만 최근 현황도 아닌 과거의 자료를 입맛대로 추출,가공해 여론을 다소 조장,왜곡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대한상의의 주장대로 GDP대비 가계부채비율만 보자면, 그리스(61%)나 스페인(82%)보다 비율이 심각한 영국(99%), 스위스(123%), 호주(105%)는 이미 구제금융을 받았어야 한다. 가계부채 문제는 그만큼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근거로 제시한 자료 역시 2010년 기준이어서 최근 상황을 반영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일부 국가들은 시점이 다른 2009년 자료를 억지로 비교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GDP(1237.1조원)대비 가계부채(911.9조원) 비율은 73.7% 수준이다. 대한상의가 제시한 81%와는 큰 차이가 있다.

이같은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단순히 ‘기준금리 인상’ 반대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왜곡된 자료를 배포했다면 경제단체의 도덕성을 의심해 볼 만하다. 회원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왜곡된 자료로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어떤 핑계로도 용납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상의의 엉뚱한 홍보는 최근에 또 있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인 한미FTA에 대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다면서 ‘국민의 67%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역시 실상을 알아보니 일반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응답률이 고작 52%였다. 2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뒤 일반 국민의 여론인 것처럼 발표한 것이다.

통계학적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려면, 연령별 지역별 균등한 비율로 최소한 1000~1500명은 조사해야 신뢰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설문대상이 적을수록 오차범위가 커지고 사실 통계학적 의미도 미미하다.

대한상의측도 최근 이같은 일련의 보도자료에 대해 문제점을 인정하고 향후 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경련도 지난달 ‘경제검찰’ 공정위에 대한 불만을 담은 기획설문을 추진하다 포기한 바 있다. 다분히 의도가 있는 설문조사에 대해 재계는 물론 전경련 내부에서 문제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단체가 무리하게 설문조사를 추진해 왜곡된 여론을 조성하기보다는 발전적인 제도를 건의하는데 보다 힘써주기를 바란다. 그것이 산업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리기업들을 진정으로 대변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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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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