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가 23일 제50차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보수 한도'를 120억원으로 승인했다. 지난 2010년에 이어 2011년과 같은 이사보수 한도이다.
회사측은 '동결'이라는 개념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는 분자 몫(보수한도)의 동결일 뿐, 분모 몫(등기 임원수)은 줄어들면서 사실상 '인상'이 아니냐는 게 주총 참석자들의 지적이다.
SK(주)의 이사회 멤버는 최근 계속 감소했다. 지난 2010년 7명이던 이사 수는 지난해 6명으로 줄어든데 이어 올해 또 다시 5명으로 축소됐다.
올해 SK(주) 이사 수가 5명으로 구성된 것을 고려하면 120억원의 올 이사보수 한도는 높아진 효과가 생겼다. 이는 수학이 아니라 산수로 따져도 간단히 알수 있는 이치다.
국내 주요기업들은 개인별 이사보수공개를 꺼려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사보수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개개인의 이사보수 한도를 공개한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SK(주)의 이사보수 한도 승인건은 다소 뒤끝이 개운치 않다. 이날 주총 의장인 김영태 SK(주) 사장은 "이사보수 한도를 지난해와 같은 120억원으로 하는 안건을 상정한다"며 임원수등 주주들에게 필요한 설명을 구체적으로 하지않고 통과시켰다.
아이러니하게도 앞서 주총 인사말에서 김 사장은 "올 한해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한 세계경제악화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사보수 한도는 동결, 아니 사실상 그 폭을 늘리면서 글로벌 경기불확실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오히려 주요 대기업들은 이사보수 한도를 줄이거나 동결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사 수는 전년보다 추가됐으나 이사보수 한도 총액은 오히려 70억원을 삭감했다. 삼성전자 주총에서 권오현 부회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1명이 증가한 6명이 됐다.
현대차의 이사 수도 지난해 8명에서 올해 9명으로 늘어났다. 현대차의 이사 수는 늘었지만 이사보수 한도는 지난해와 같은 150억원으로 동결했다. SK(주)와 달리 현대차의 이사보수 한도는 줄어든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상황에 따라 이사보수 한도를 상향조정할 수 있다. 다만 절차상이나 내용상으로 SK(주)의 이번 주총은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설명=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SK(주) 제50차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장인 김영태 SK(주식)사장이 제50기 정기주주총회 안건을 통과시키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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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