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주주자격심사 늦어져 사명변경도 시간필요 할 듯
[뉴스핌=송의준 기자] 녹십자생명을 인수한 현대차그룹의 생명보험업 진출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사명을 바꾸지 않은 채 ‘녹십자생명’으로 출발하고, 일정 기간 후 이름을 바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 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금융위원회에 낸 인가신청이 아직 처리되지 않아 사명을 바꾸고 영업을 시작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분을 인수한 현대차로서는 사전작업을 빨리 처리한 다음 사명을 바꾸고 공식출범하는 것을 바라지만, 녹십자홀딩스 지분을 현대모비스, 기아차, 현대커머셜이 나눠서 인수하는 과정에서 걸림돌이 발생했다.
기아차 계열사인 기산상호신용금고가 부실금융사로 지정돼 이를 처리하지 않으면 보험업 감독규정상 대주주자격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 당국의 대주주적격심사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허창언 보험감독국장은 “통상 대주주 자격요건 심사에는 2개월 정도의 진행기간이 소요되는데, 현대차그룹의 심사요청이 접수된 지 한 달이 안 됐다”며 “현대차그룹이 기산금고에 대한 부실책임부분에 대한 처리만 한다면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 국장은 이어 “사명문제는 금융 당국의 인가사항이 아니어서 상표법 문제가 없다면 사후보고를 하면 된다”면서 “현대차그룹이 대주주자격을 확보하고 나면 우선 녹십자생명으로 영업을 시작한 다음 일정 기간 후에 사명변경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 신현준 보험과장도 “아직 신청서류가 금감원에서 금융위로 넘어오지 않아 인가시기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가 오는 28일 열리는데 그전에 자격문제가 해결된다면 인가가 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대주주 자격심사에 시간이 걸리면서 녹십자생명에선 당장 내년 경영전략을 세우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녹십자생명엔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이 실사 이후 ‘시너지추진팀’을 꾸려 인수업무 추진하고 있다.
녹십자생명 관계자는 “원래 연말 안에 내년 경영전략을 수립하지만, 현대차에서 아직 내년 경영에 대해 이렇다 할 지침을 내리지 않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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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송의준 기자 (mymind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