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현대차그룹이 녹식자생명보험 인수가 양사 모두 긍정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일감 몰아주기 및 회사기회 유용 등이 발생될 것이라는 의견이 팽배하게 맞서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26일 “시장지위와 수익안정성이 개선되고 있는 녹십자생명보험의 입장에서 볼 때 현대차그룹으로 편입은 그룹의 우수한 계열신인도와 그룹에 기반한 영업기반 확대 등으로 영업 및 재무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그룹은 2007년 현대커머셜을 신설하고 2008년 HMC투자증권(구, 신흥증권)을 인수해 증권업에 발을 디뎠다.
이를 통해, 그룹 내 금융부문을 강화해왔으며 증권(HMC투자증권), 소비자금융(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에 이어 보험까지 진출한 것이다.
그룹 측은 녹십자생명 인수를 통해 금융소비(할부금융, 카드)에서 투자(증권)와 저축(생명)까지 금융사업을 완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상호 시너지 효과를 통해 보험사업의 경쟁력을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녹십자생명의 예상 인수가액은 2390억원 규모, 현대차그룹은 지난 24일부터 실사에 들어간 상태다. 이르면 내달 말께 최종 인수 가격을 확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제개혁연대는 현대차그룹이 생명보험업에 신규 진출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한국 재벌의 금융계열사 확대가 그룹 내 금융 부문 역량과 무관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골자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이 기대하는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찍었다.
개혁연대는 26일, “최근 일부 재벌들이 지속적으로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의 금산분리 규제 완화 분위기에 편승해 또 다시 과거의 오류를 되풀이할 위험이 있다”고 논평했다.
녹십자생명 인수에 따라 편법적인 부의 상속 과정이라는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다.
녹십자생명의 인수 주체 중 하나인 현대커머셜은 정명이·정태영 부부가 기아차와 현대위아로부터 지분을 매입해 현재 총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지배주주가 계열사의 회사기회를 유용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금융 부문의 역량과 상호 시너지 효과가 녹십자생명을 키우고 이를 토대로 회사기회 유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해석한 것이다.
특히, 개혁연대는 회사기회 유용 논란을 비롯해 현대글로비스와 관련한 일감몰아주기 등이 재현되지 않기를 요구했다.
개혁연대 관계자는 “삼성화재, 교보생명 등 생보업체 시장이 포화상태”라며, “이로 인해 현대차그룹이 선택할 수 있는 판로는 계열사 대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대차그룹이 녹십자생명을 인수 후 문제 소지는 녹십자생명의 이익이 정명이·정태영 부부에게 고스란히 가게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 시민단체들도 경제개혁연대와 동일한 주장을 내놨다.
연구소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현대커머셜의 지분을 헐값에 지배주주 일가에 넘긴 뒤 그룹의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며, ‘현대커머셜은 제2의 글로비스’라는 문제 제기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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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