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포트폴리오 구축외 또 다른 의미
[뉴스핌=이강혁 기자] 현대차그룹이 녹십자생명을 인수키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사업에 대한 포트폴리오 완성으로 신성장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이지만, 일각에서는 분가를 위한 정지작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1일 녹십자생명 지분 93.6%(보통주 기준)를 인수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현대커머셜이 녹십자홀딩스로부터 녹십자생명 지분을 각각 37.4%, 28.1%, 28.1% 씩 인수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은 90.7%의 지분을 우선 매입한 뒤, 녹십자홀딩스의 특수관계자 등이 보유하고 있는 2.9%를 추가 매입할 예정이다.
실사를 통해 인수가격을 확정한 후 올 연말까지 지분인수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예상 인수 가격은 240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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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이번 녹십자생명 인수에 대해 '금융사업의 포트폴리오 완성'이라는 밑그림을 그렸다.
할부금융과 카드, 증권에 저축(생명)까지 품에 안으며 금융부문의 상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는 의미다.
그룹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융 기반 강화는 자동차 구입 고객 편의 증대 등 대고객 서비스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동시에 소득수준 향상과 고령화에 따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생명보험 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녹십자생명 인수는 현대카드(구 다이너스카드)와 HMC증권(구 신흥증권)에 이은 현대차그룹의 세번째 금융사업 진출이다.
특히 금융사업의 확대는 그룹 차원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자동차와 철강, 건설 등 수직계열화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부문의 완성은 성장 동력원 확보 차원과도 맞물리는 것.
다만 재계에서는 이번 녹십자생명 인수를 계기로 정몽구 회장 자녀들의 분가가 사실상 시작된 것이라는 시선도 내놓고 있다.
외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자동차와 철강 등 주력사업을 거느리고, 둘째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및 캐피탈 사장이 금융사업을 떼어 받는 시나리오다.
이번 녹십자생명 인수에서 현대커머셜이 참여하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보태는 형국이다.
정태영 사장은 정 회장 둘째 딸인 정명이 씨의 남편으로, 현대커머셜 주요주주다. 현대커머셜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주요 계열사가 출자해 만든 회사다.
재계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의 후계승계는 정해진 사실"이라며 "딸들, 특히 금융계열사에 지분과 경영 모두를 쥐고 있는 정태영 사장 내외의 분할 문제가 그동안 정 회장의 고민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한편, 녹십자생명은 녹십자그룹이 2003년 7월 대신생명을 인수해 설립한 생명보험 회사다.
총자산은 3조원 수준으로, 23개 생명보험사 중 자산기준 17위 수준의 중소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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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