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 LG 등 재계 주요 그룹의 경영진 인사가 마무리되고 있다. 올해 인사의 키워드는 아무래도 '신상필벌' 원칙. 어느때보다 깐깐한 잣대로 성과에 따른 상과 벌을 명확하게 반영했다는 평가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과를 중시했다. 사업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공헌한 진취적 '뉴 리더'를 발탁했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이건희 회장은 이번 인사를 앞두고 "삼성의 인사방침은 신상필벌"이라면서 "잘한 사람은 더 잘하게 하고, 못한 사람은 과감하게 누르는 게 원칙"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이 같은 원칙은 명확하게 반영됐다. 단적으로, 권오현 삼성전자 DS총괄 사장과 정연주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이 각각 삼성전자 DS사업총괄 부회장과 삼성물산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
권 부회장은 메모리 제품의 시장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시스템LSI 사업의 일류화를 일궜다는 평가를, 정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글로벌 성장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각각 받았다.
삼성그룹에 앞서 LG그룹도 구본무 회장의 지론인 성과주의 신상필벌을 그대로 적용했다. 성과가 좋았던 LG생활건강 차석용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반면,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LG실트론 등 3개 전자계열사의 사장을 교체했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은 실적 하락에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게 그룹 내부의 평가. 그 자리에는 한상범 부사장, 이웅범 부사장, 변영삼 부사장을 각각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해 위기를 탈출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결과다.
30대 그룹 중 가장 빠른 인사를 단행한 CJ그룹 역시 '성과와 능력주의'의 인사를 단행했다. 승진인사만 44명으로, 두드러진 사업성과를 보인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 헬로비전, 오쇼핑 등에서 대거 발탁 승진이 이루어졌다.
성과와 능력주의 인사 원칙하에 각 직군별로 높은 전문성과 우수한 자질을 보유한 인재를 발탁해 경영진 풀(pool)을 강화했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아직 인사를 단행하지 않은 현대차그룹도 그동안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깐깐한 수시 인사를 진행해 왔다. 정몽구 회장이 문책성 인사를 통해 사장단부터 임원까지 수시로 인사교체를 지시해 왔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그룹 인사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반영한 포상 성격과 함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인사에게는 엄중한 문책이 예고되고 있다.
한편, 통상적으로 12월 초 정기인사를 단행하던 신세계그룹은 올해 유독 늦은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룹 일각에서는 올해 인사가 성과주의 원칙과 미래 신수종 사업에 대한 전략적 인재 선택을 키워드로 보고 있다. 젊은 층 인사의 대거 발탁이 기대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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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